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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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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너무 비싸”… 무섭게 오르는 채소값

aT 조사… 대파 도매가 전년비 50.4%↑
토마토·오이·청양고추값도 껑충
시민·상인·외식업계 모두‘한숨’

  • 기사입력 : 2024-03-12 08: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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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일은 안 먹어도 되지만, 채소는 없으면 식사를 못 차리니 부담이 꽤 크네요.”

    11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만난 신정은(43)씨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신씨는 “아이가 생일이라 장을 보러 나왔는데 날이 갈수록 채소가 비싸지고 있다”며 “대파는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것 같다. 좀 싸게 살 수 있을지 해서 전통시장을 찾았는데 여기도 꽤 비싸 놀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천모(62)씨는 “토마토 한 봉지에 1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건강 때문에 채식을 주로 하는데, 장 보는 비용이 2배 가까이 늘어 꽤 부담스럽다. 소비를 전부 줄이고 있는데도 더 줄여야 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11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의 한 채소가게에 채소들이 진열되어 있다.
    11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의 한 채소가게에 채소들이 진열되어 있다.

    치솟은 채소값에 상인들도 한숨을 쉬었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채석순(68)씨는 “지금 조금 나아졌지만, 안 오른 채소가 없을 정도로 값이 비싸졌다. 손님들도 이렇게나 많이 올랐냐며 깜짝 놀란다”라며 “큰 대파는 한 단에 1만4000원 정도 해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오이, 호박, 청양고추가 꽤 올랐다. 청양고추는 10㎏ 한 박스에 지난해 5만원이었지만, 올해 18만원 정도로 뛰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채소들이 보통 겨울부터 초봄까지 날씨가 춥고 작황이 안 좋으니, 값이 많이 오른다. 연료비도 많이 오른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여름이 되면 채소값이 더 오를 텐데 걱정이다”고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경남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도내 농산물 지수는 140.03(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4% 뛰었다. 파 경우 전년 동월 대비 56.7%, 토마토는 56.9% 상승했다. 대파 주요 산지인 전남 신안 지역 등지에 겨울철 폭설 등 영향으로 공급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8일 도매가 기준 창원 지역 대파 1㎏ 4760원이었다. 이는 1년 전(3164원)보다 50.4% 증가한 수치다. 애호박은 같은 기간 2672원에서 3100원으로 16% 올랐다.

    치솟는 채소값에 소비자뿐만 아니라 외식업계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남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채소값이 비싸 감당이 안 돼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 상추 쌈을 못 드리는 대신 무침이나 파채를 드리지만, 이것 또한 비싸다”며 “고깃집 경우 채소를 많이 써 아주 부담스럽다. 여름이 되면 이보다 또 오를 텐데 걱정이 크다. 고기보다 채소가 비싼 시대다”고 했다.

    경남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가격이 오른 데는 작황 문제가 가장 크다”며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기상 상황이 좋지 않다. 비도 많이 오고, 흐린 날도 많아 일조 시간이 부족했다. 다음 주부터는 날씨가 좋아질 것으로 보여 생산량이 늘어나 곧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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