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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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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현대重 임원 기밀유출 개입 정황… 엄중 수사를”

군사기밀 유출 관련 설명회서 촉구
현대重 “이미 종결된 사안, 유감”

  • 기사입력 : 2024-03-06 21: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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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오션은 6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 기밀 유출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을 불법탈취하는 과정에서 임원들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며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전날 서울에서 설명회를 연 데 이어 경남도청에서도 같은 내용의 설명회를 개최하며 HD현대중공업의 기밀 유출 행위에 대한 중대성을 강조했다.

    6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한화오션 구승모 변호사가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한 HD현대중공업의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6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한화오션 구승모 변호사가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한 HD현대중공업의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군사기밀 유출 사건=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을 절취한 사건은 지난 2013년 발생했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경쟁업체인 대우조선해양(지금의 한화오션)의 함정 관련 자료를 도둑 촬영해 외부로 빼돌렸다가 5년 뒤인 2018년 기무사령부의 보안감사에서 적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이 빼돌린 자료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1차 검토 자료, 장보고-III 개념설계 중간 추진 현황, 장보고-III 사업 추진 기본 전략 수정안, 장보고-I 성능개량 선행연구 최종보고서 등 국가기밀 3급 자료다. 이후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8명은 2022년, 나머지 1명은 지난해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의 면죄부 논란= 방위사업청이 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불법유출 행위에 대한 제제 불가를 결정한 것이 면죄부 논란을 일으키며 재점화됐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해군의 6000t급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KDDX 사업을 앞두고 HD현대중공업의 국가사업 입찰 참가자격 제한 여부를 논의했으나 지난달 27일 제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방사청은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뿐만 아니라 거제의 지역사회는 “방사청이 군사기밀 유출로 물의를 빚은 현대중공업에 면죄부를 줬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급기야 한화오션은 지난 4일 현대중공업 임원을 수사·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한화오션 “임원 개입 없이 군사기밀 유출 불가능”= 한화오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체적으로 확보한 판결문과 공무원 형사재판 증거목록, 공무원 형사사건기록 등을 공개하며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 탐지·수집·누설 범행의 방법은 임원 등 경영진의 개입 없이는 계획과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 구승모 변호사는 현대중공업 임원을 고발한 배경에 대해 “형사고발을 통해 임원 개입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진전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례없는 보안사고에도 불구하고 상응하는 조치가 없다면 이러한 행위가 반복될 것이며 이는 공정이 상식인 방산시장의 경쟁력을 잃어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문제가 제기된 사안은 사법부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됐다”며 “발표 내용은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해 사실관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 변호사는 “HD현대중공업 임원이 불법 행위에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있는 만큼 수사를 통해 청렴서약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살펴봐달라는 것으로 아직 끝난 사안이 아니다”며 “자료는 공무원 형사재판 증거목록에 나온 걸 그대로 인용한 것일 뿐 짜깁기가 아니다”고 재차 반박했다.

    글·사진=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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