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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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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발길 뚝”… 사라지는 학교 앞 문구점

경남지역 문구·서적 소매점
2009년 1472곳서 10년새 34.9%↓
인구 감소·온라인 판매 확대 영향

  • 기사입력 : 2024-03-05 20: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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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온라인 판매가 늘면서 학교 앞 동네 문구점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5일 오후 찾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초등학교 앞. 문구점 두 곳과 분식점 한 곳이 영업 중이었지만 손님은 잘 보이지 않았다. 하교 시간이 되어서야 학부모와 학생 중 일부만 문구점에 들러 학용품을 구매했다. 인근에는 비교적 깨끗하고 다양한 문구를 판매하는 무인 문구점도 새로 들어서 인근 상인들의 표정에는 근심이 가득해 보였다.

    이곳에서 30년 가까이 문구점을 운영 중인 성모씨는 “애들도 많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온라인 판매가 늘어난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주변의 동네 문구점들이 많이 사라졌다. 학교에서 준비물을 나눠주기도 해 예전처럼 신학기라고 아이들이 몰리는 일도 없다”고 말했다.

    5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한 학부모가 아이와 함께 문구점 앞을 지나가고 있다./성승건 기자/
    5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한 학부모가 아이와 함께 문구점 앞을 지나가고 있다./성승건 기자/

    이어 “인근 초등학교 신입생이 30명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앞으로 잘 되기는 힘들 것 같다. 무인 문구점이 옆에 새로 생겼는데 이것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다른 업종으로 바꿀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여의찮은 상황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근 다른 문구점 주인도 “솔직히 온라인이 확실히 더 싸다. 손님들이 온라인을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문구점이 그 가격을 맞출 수 없으니 고민이 크다”며 “초등학교 앞에 주차를 못 하는 것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차를 못 하다 보니 문구점뿐만 아니라 분식점 등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1472곳이었던 도내 문구·서적 소매점은 2019년 958곳으로 10년 사이 34.9% 감소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 (1395곳) △2011년(1304곳) △2012년(1230곳) △2013년(1131곳) △2014년(1078곳) △2015년(1090곳) △2016년(1014곳) △2017년(985곳) △2018년(951곳)으로 매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또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이 시행한 전국문구점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문구점은 7800여곳으로 추산된다. 5년 전인 2019년에는 9500여곳이 넘게 운영됐다.

    학교 앞 동네 문구점이 사라지는 데에는 저출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교육통계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초등학생 수는 18만16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0년(26만9119명)과 비교했을 때 32.5%나 줄어든 수치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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