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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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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전자빔 용접’ 핵심기술 국산화

과거 독일·일본 등에 99% 의존
전자총·구동전원 시스템 개발
두꺼운 소재 무결함 접합 가능

  • 기사입력 : 2024-03-04 07: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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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전기연구원(KERI, 이하 전기연)은 전기응용연구본부 한성태 박사팀이 99% 이상 수입에 의존했던 ‘전자빔 용접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총’ 핵심 기술을 국산화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기존 용접이 아크(방전시 발생하는 스파크)나 레이저에서 나오는 열을 활용했다면, 전자빔 용접기는 전자의 운동에너지로 소재를 서로 붙인다. 전자빔이 쏘여지면 높은 전압으로 가속된 전자가 용접물에 충돌하면서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이 국내 기업, 대학 연구진과 함께 개발한 전자빔 용접기의 ‘전자총’./전기연/
    한국전기연구원이 국내 기업, 대학 연구진과 함께 개발한 전자빔 용접기의 ‘전자총’./전기연/

    전자빔 용접은 기존 용접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두꺼운 소재의 무결함 접합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우주항공, 방산, 원자력 등 특수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발사된 누리호 발사체의 연소기에도 특수강 소재와 부품을 흠결 없이 붙이기 위해 전자빔 용접기가 활용됐다.

    전자빔 용접은 높은 기술력이 요구돼 우리나라는 그동안 독일과 일본 등으로부터 관련 장비의 9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전기연 한성태 박사팀은 이런 해외 의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전자빔 용접기의 핵심인 ‘전자총’과 ‘구동전원 시스템’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전자빔 용접기는 전자총의 가속 에너지가 높을수록 소재 내부로 열원을 침투시킬 수 있는 정도가 크다. 전기연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버금가는 높은 출력(60㎾)과 가속전압(120㎸)을 달성했다. 연구팀은 고성능 장비 개발을 위해 20년 이상 축적해 온 고전압 기술을 토대로 전계·자계 구조의 최적화, 전압 불균형 최소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번에 그 결실을 맺었다.

    이번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도 해외 의존 없이 전자빔 용접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12대 국가전략기술의 대부분에 전자빔 용접이 필요해 관련 산업 발전과 장비 수입대체 효과, 기술유출 방지 등에 기대가 높다는 것이 전기연의 설명이다.

    전기연은 향후 꾸준한 연구를 통해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초대형(176㎸ 이상) 대전류(500㎃ 이상) 전자총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한성태 박사는 “산업이 고부가가치 분야로 옮겨감에 따라 고정밀도와 양질의 용접 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전자빔 용접이 아니면 제작이 불가능한 제품도 많아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성능 전자빔 용접기만이 가능한 맞춤형 첨단 원천 장비를 국내 기술로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길도 열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부 과제인 ‘첨단장비 사업의 산업기술 챌린지트랙’을 통해 진행됐으며, ㈜한라이비텍, 한국기계연구원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 레이저실용화연구실, 부경대학교가 함께했다.

    조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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