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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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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발언대] 문제는 인구다- 조규홍(경제부)

  • 기사입력 : 2024-02-05 19: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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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로봇을 새로 도입해 공정 개선을 이뤄낸 경남 지역 한 중소기업에 취재차 방문했을 때다.

    질문했던 내용 중 하나는 “로봇 도입이 일자리를 줄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기업 대표는 질문이 틀렸다고 했다. 로봇이 일자리를 줄어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는 있는데 사람을 못 구해서 로봇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 경제단체의 설문조사 결과 중소기업이 느끼는 내국인 취업 기피는 더욱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응답기업 89.8%는 내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는 사유가 ‘취업 기피’라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도 74.8%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다소 결이 다른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경남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2022년 직업계고 재학생의 구직인식 조사를 보면 취업을 희망하는 직업계고 재학생 중 대기업을 희망하는 비율은 30.3%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은 29.1%, 규모 상관없음은 23.4%로 나타나며 대기업 희망 비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진학을 희망하는 재학생들은 ‘규모 상관없다’는 응답(35.4%)이 가장 높았다.

    기업들은 국내 인력이 중소기업 취업 기피하는 것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고, 반대로 직업계고 학생들 상당수는 기업 규모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력 부족이라는 결과는 같은데 원인은 다르게 보고 있는 셈이다.

    이 인식 차이는 인구수에 있다고 본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 데이터를 보면 15~29세 인구는 1990년 1252만명에서 2020년 879만명으로 373만명이 줄었다.

    30년 사이 경남 전체 인구보다 더 많은 청년 인구가 감소했다. 게다가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50년 15~29세 인구는 415만명으로 1990년 대비 837만명이 감소한다.

    800만명의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작은 나라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맞먹는다.

    대기업 선호 현상은 1990년대에도 있었다. 인력난 가중의 원인은 취업 기피도 있겠지만, 취업할 인구 자체가 줄고 있다는 것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일할 청년이 급격히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정주 여건 개선, 복지 향상 등의 개선책은 부차적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외국인력을 확대하며 지금은 견디고 있지만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인력난을 해소할 정책으로 적은 인력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안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 나아가 인구에 맞는 산업 구조 재편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조규홍(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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