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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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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7) 노랑부리저어새

주걱 닮은 부리 휘휘 저어 사냥

  • 기사입력 : 2024-01-18 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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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기념물·멸종위기 겨울 철새
    매년 10월 주남지 등 찾아 월동
    긴 부리를 온종일 물속에 넣고
    좌우로 휘젓는 독특한 사냥 눈길


    혹한이 풀리고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에 얼음이 녹으면서 저수지 가장자리에는 노랑부리저어새가 물고기 사냥에 분주하다. 부리가 마치 밥주걱처럼 생긴 특이한 외모를 가진 노랑부리저어새는 사냥 기술도 특이하다. 긴 부리를 물속에 넣고 좌우로 휘저으며 물고기를 사냥하는 매우 귀한 겨울 철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우리나라 천수만, 제주도 하도리, 성산포, 낙동강, 주남저수지, 해남 등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매년 10월 중순에 찾아와 이듬해 3월 말까지 월동한다. 우리나라 전역에 대략 300마리가 월동하는데 주남저수지에는 100여 마리가 월동하고 있어 우리나라 전체 월동 개체의 3분의 1이 겨울을 나고 있다.

    주남저수지에서 월동하는 노랑부리저어새들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위 사진은 먹이 경쟁을 하고 있는 노랑부리저어새.
    주남저수지에서 월동하는 노랑부리저어새들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위 사진은 먹이 경쟁을 하고 있는 노랑부리저어새.


    얕은 저수지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는 백로과의 새들은 날카로운 부리로 마치 창처럼 찔러 사냥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적다. 하지만 노랑부리저어새는 온종일 부리를 좌우로 휘저으며 물고기를 사냥한다. 이처럼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사냥 방법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것은 아닐까?

    녀석들은 주남지에서 월동하며 주로 작은 민물고기, 개구리, 올챙이, 조개류, 곤충류, 식물의 열매 등을 먹는다. 물고기 사냥이 끝나면 녀석들은 무리를 지어 휴식하며 멱 부분의 깃털을 손질한다. 긴 부리 때문에 멱 깃털 손질이 힘든 녀석들은 서로 상대의 깃털을 손질해 주기도 한다.



    노랑부리저어새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으며, 문화재청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05-2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호수, 저수지, 개활 평지의 물가, 하구 등에서 생활한다. 몸길이는 86㎝이며, 형태는 암수가 같고 몸 전체는 흰색이다. 부리가 주걱 모양으로 특이해 쉽게 구별된다. 여름 깃은 뒷머리에 연한 노란색을 띤 장식깃이 발달하며 멱과 가슴 윗부분에 노란색의 넓은 띠가 나타난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유라시아대륙 중부, 인도, 아프리카 북부 지역에서 번식하고 중국 동남부, 일본 아프리카 북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난다. 혹한을 이겨 내고 얕은 저수지 수면을 누비며 힘차게 물고기를 사냥하는 노랑부리저어새는 탐조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최종수(생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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