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나그네새이자 겨울철새
조심성 많아 야생서 보기 힘들어

수수한 암컷·화려한 외모의 수컷
천적 피해 순식간에 물먹고 사라져

큰고니, 재두루미, 큰기러기 등 덩치가 큰 겨울 철새만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오늘 탐조 여행지는 창원특례시 동읍에 소재한 작은 절집 우곡사 계곡이다. 이곳에는 겨울인데도 따뜻한 물이 흐르는 곳에 작은 옹달샘을 만들어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옹달샘에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그동안 어렵게 물을 먹고 목욕하던 산새들이 몰려와 물을 먹고 목욕까지 하고 하는 공중목욕탕이 되었다. 산새들은 사람의 체온보다 높고 깃털의 묻은 먼지나 기생충을 털어내기 위해 늘 목욕해야 한다.

창원시 동읍에 소재한 작은 절집 우곡사 계곡 옹달샘에 날아든 유리딱새 수컷과 암컷. 수컷은 등이 화려한 파란색, 암컷은 옅은 황갈색을 띤다.

유리딱새 수컷과 암컷. 수컷은 등이 화려한 파란색, 암컷은 옅은 황갈색을 띤다.

유리딱새 수컷과 암컷. 수컷은 등이 화려한 파란색, 암컷은 옅은 황갈색을 띤다.

하지만 목욕하는 순간 깃털이 젖어있어 천적의 습격을 받게 되면 도망이 어려워 늘 조심하고 은밀한 곳에서 목욕을 해왔다. 숲이 있어 천적의 습격 시 즉시 숨을 수 있는 공간에 옹달샘이 만들어지자 산새들은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것이다.

첫 번째 손님은 유리딱새로 우리나라를 찾는 흔한 나그네새이자 드물게 월동하는 겨울 철새다. 유리딱새는 아름다운 외모로 탐조인 이라면 꼭 보고 싶어 하는 새다. 단순히 옹달샘 하나를 만들었는데 야생에서 보기 힘든 유리딱새가 찾아온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유리딱새 수컷과 암컷. 수컷은 등이 화려한 파란색, 암컷은 옅은 황갈색을 띤다.

유리딱새 수컷과 암컷. 수컷은 등이 화려한 파란색, 암컷은 옅은 황갈색을 띤다.

수컷은 머리 꼭대기에서 몸의 윗면은 화려한 파란색이고 부리 끝에서 눈까지 흰색의 눈썹 선이 있다. 멱과 가슴, 배는 흰색이고 옆구리는 황갈색이다. 암컷의 등은 옅은 황갈색이고 허리와 꼬리는 청색을 띠며 배는 흰색, 옆구리는 주황색을 띠며 수컷에 비해 수수한 외모다.

옹달샘에는 암컷이 먼저 찾아와 물을 먹고 가지만 자기의 외모가 화려해 천적의 표적이 될까봐 수컷은 조심 또 조심하여 짧은 순간 물을 먹고 숲으로 사라진다. 다른 새들의 목욕까지 하고 느긋하게 나뭇가지에서 깃털을 말리지만 유리딱새는 짧은 순간 모습을 보이고 사라져 탐조 인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는 새다. 올겨울 이 녀석을 꼭 보고 싶다. 최종수(생태사진가)

유리딱새 수컷과 암컷. 수컷은 등이 화려한 파란색, 암컷은 옅은 황갈색을 띤다.

유리딱새 수컷과 암컷. 수컷은 등이 화려한 파란색, 암컷은 옅은 황갈색을 띤다.

유리딱새 수컷과 암컷. 수컷은 등이 화려한 파란색, 암컷은 옅은 황갈색을 띤다.

유리딱새 수컷과 암컷. 수컷은 등이 화려한 파란색, 암컷은 옅은 황갈색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