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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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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200)

- 몸집 올 사람 돌림병 삭은이

  • 기사입력 : 2023-12-20 08: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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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96쪽부터 9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96쪽 첫째 줄에 ‘몸검사표’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지난 글에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 요즘에 흔히 쓰는 ‘신체(身體)’라는 말을 쓰지 않고 ‘몸’을 것이 참 좋았습니다.

    둘째줄에 ‘몸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 말은 ‘몸의 부피’를 뜻하는 말입니다. 흔히 ‘체격(體格)’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몸집’이라는 토박이말을 써 주었습니다. 이 말에 이어서 나온 ‘크고 무거운’이라는 말도 토박이말이어서 참 반가웠습니다. ‘체격(體格)’이라는 말을 썼다면 ‘거대(巨大)하고, 육중(肉重)한’이라는 말이 따라와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몸집이 크고 무거운’이 더 쉬운 말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 ‘여러 가지’도 많은 곳에서 ‘다양(多樣)한’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렇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다섯째 줄과 여섯째 줄에 걸쳐 나온 ‘써야 한다고’도 ‘착용(着用)해야 한다고’가 아니라서 참 좋았습니다.

    열한째 줄에 있는 ‘올에’에서 ‘올’은 ‘지금 가고 있는 이해’ 그러니까 ‘올해’와 같은 뜻을 가진 말입니다. 다른 많은 곳에서 ‘금년(今年)’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런 토박이말을 잘 살려 쓴 옛 배움책을 보고 잘 따라 주면 좋겠습니다. 열둘째 줄에 있는 ‘사람’도 참 반가운 말입니다. 이 말도 앞서 나온 적이 있지만 요즘 많은 곳에서 사람을 셀 때 ‘명(名)’이라는 한자말을 쓰는데 사람을 세는 하나치(단위)는 ‘사람’이 가장 알기 쉽고 뚜렷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열다섯째 줄부터 마지막 줄에 걸쳐 나온 ‘몇 사람 꼴이 되느냐?’도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97쪽 셋째 줄에 나오는 ‘돌림병’이라는 말도 요즘 다른 곳에서 많이 쓰는 ‘전염병(傳染病)’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서 반가웠습니다. ‘돌림병’을 말집(사전)에서 찾으면 ‘어떤 지역에 널리 퍼져 여러 사람이 잇따라 돌아가며 옮아 앓는 병’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뜻풀이에 나오는 ‘돌아가며 옮아 앓는 병’이니 ‘돌림병’이라고 하는데 ‘병(病)’도 ‘앓이’라는 말로 갈음해서 ‘돌림앓이’라고 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다섯째 줄에 나온 ‘삭은이’라는 말이 가장 반가웠습니다. 요즘 쓰는 말집에는 ‘삭은니’라고 하고 다른 많은 곳에서 ‘충치(蟲齒)’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어서 이 말을 처음 듣는 분도 계시지 싶습니다. 이처럼 토박이말이 있는데도 쓰지 않으면 오히려 낯설고 어려운 말이 되곤 합니다. 어릴 때부터 배울 때 쓰는 배움책에 이런 토박이말을 잘 살려 쓰면 그럴 일은 줄어들 것입니다.

    열셋째 줄에 나오는 ‘저의’라는 말도 토박이말입니다. 다른 많은 곳에서 ‘자기(自己)’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런 말을 썼다는 것을 옛 배움책을 보고 알 수 있고 오늘날에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다섯째 줄에 나오는 ‘뜻’도 토박이말이고 마지막 줄에 있는 ‘건강을 지니려면’에서 ‘지니려면’도 쉬운 토박이말이라서 참 좋았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경남실천교육교사모임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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