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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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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새긴 미래의 조각

창원조각비엔날레 프롤로그展… 지역·국내외 예술가 등 20명 참여
모양·지도·나무 주제별 작품 선봬
성산아트홀 구 뷔페홀서 29일까지

  • 기사입력 : 2023-12-19 08: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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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의 조각은 어떤 모습이 될까. 예향과 산업,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상징을 안은 창원에서 그려지는 조각의 지도는 어떨까. 다가올 창원비엔날레의 정체성을 보여줄 프롤로그 전시 ‘미래에 대해 말하기: 모양, 지도, 나무’가 창원성산아트홀 구 뷔페홀에서 열리고 있다.

    정현 作 ‘서있는 사람’. /어태희 기자/
    정현 作 ‘서있는 사람’. /어태희 기자/
    정현 作 '무제 6'./창원문화재단/
    정현 作 '무제 6'./창원문화재단/

    이번 전시는 2024 창원비엔날레를 장식할 현시원 예술감독의 마인드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전시 부제인 ‘모양, 지도, 나무’는 전시가 본격적으로 제시할 ‘물질, 미래, 자연’을 안내하는 나침반으로 비엔날레의 조각과 만들기의 관계를 살핀다. 전시에는 감성빈, 이병호, 최승철 등 경남에서 활동하는 작가를 포함한 예술가 20명이 참여한다.

    전시에서의 조각은 물질을 빚어 형태를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기보다 ‘모양을 만드는 것’과 관계된 모든 범주를 얘기한다. 뷔페공간 부엌에 배치된 김익현 작품은 영상 작업물로 한 조각가를 담은 사진 아카이브를 통해 조각의 물성과 빛을 다루는 매체 간의 관계를 담아낸다. 정희민은 평면을 비평면의 조형 방식으로 재구성한 회화작품으로 기술의 접목으로 발생하는 시적 접근을 시도한다.

    창원 성산아트홀 구 뷔페홀에서 열리고 있는 창원조각비엔날레 프롤로그전 전시장.
    창원 성산아트홀 구 뷔페홀에서 열리고 있는 창원조각비엔날레 프롤로그전 전시장.

    ‘계획’을 통해 창원과 조각비엔날레에 대한 재정비를 다루기도 했다. 이는 공간과 시간 등 물질적이거나 비물질적인 계획의 정립이기도 하다. 이다미는 미술관 설계 아이디어에 공생의 감각과 촉감을 통해 전시장인 구 뷔페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고, 크리스 로는 실크 스크린과 인쇄, 만들기 작품을 통해 평면 이미지에 대한 틀을 부수며 공간을 확장한다. 정원과 맞닿은 전시장 벽면에는 박하늘과 큐레토리얼 팀이 협업한 조각비엔날레의 역대 전시장 지도와 도록에서 발췌한 문장들이 별자리를 이룬다. 생태학적 전환을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 자연을 바라보는 예술가들의 작업도 담았다. 심정수는 나무 조각을 통해 나무의 힘과 온화함을 동시에 보인다. 정현은 버려진 철근과 철도 침목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작업으로 자연의 순환을 상기시키고 버려진 것들에 대해 천착한다.

    차혜림 作 ‘The Coconut Girl’.
    차혜림 作 ‘The Coconut Girl’.
    차혜림 作 'The Coconut Girl'./창원문화재단/
    차혜림 作 'The Coconut Girl'./창원문화재단/

    창원에 대한 현 감독의 탐구와 호기심도 드러난다. 그가 생각하는 전시의 인트로 작품은 차혜림의 ‘The Coconut Girl’이다. 창원기계공구상가에서 구입한 메일커넥터, 샌딩페이퍼, 철엘보 등 산업용품을 오브제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현 감독은 전시와 관련해 “프롤로그 전시는 내년에 열릴 본전시를 내다보는 ‘앞으로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미래에 대한 말하기’다”라며 “또 조각은 시간과 관계하며 창작되고 아카이브되기에 조각의 시간성을 논의해보자는 선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글·사진= 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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