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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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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파랑새- 이병문(사천남해하동 본부장)

  • 기사입력 : 2023-11-08 19: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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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 시각, 창밖에서 재잘거리는 참새 소리를 들으면서 파랑새가 떠올랐습니다. 참새가 파랑새는 아닙니다만, 건강한 지저귐이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파랑새는 벨기에 극작가 마테를링크가 지은 동화극의 제목입니다. 성탄절 전야, 어린 남매가 파랑새를 찾아 헤맸으나 꿈을 문득 깨 자신이 기르던 비둘기가 바로 그 파랑새였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누구에게나 파랑새는 있습니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발밑에,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독자님의 파랑새는 무엇입니까? 누구에겐 건강이고, 누군 돈이나 명예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거나 영어 성적이 올랐으면 하는 바람 등 모두가 충족된 부분보다는 모자란 부분에 대한 갈구의 지점에 파랑새가 앉아 있을지 모릅니다. 혹 현재를 영속적으로 유지해 달라는 간절함도 있겠지만.

    ▼11월 9일은 119에 어울리게 ‘소방의 날’입니다. 1991년 소방법을 개정하면서 119를 상징하는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제정했다고 합니다. 세종 때 병조 아래 금화도감(禁火都監)을 설치한 것이 최초의 소방관이었다고 합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우리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행위는 파랑새를 좇는 사람들의 마음보다 훨씬 크고 소중한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안전함이 파랑새일지도 모릅니다.

    ▼파랑새를 찾거나, 좇는 행위보다 중요한 것은 인지된 파랑새, 바로 그 행복의 필요요건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입으로, 눈으로, 몸짓으로 표현하는 과정, 그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사고사 등으로 예고 없이 남겨진 이들이 가장 많이, 스스로 하는 후회는 “(떠난 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라는 것 같습니다. 표현하지 않은,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은 사랑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파랑새를 느끼고 아껴주십시오. 오늘만이라도.

    이병문(사천남해하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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