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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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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허리 근육은 왜 중요할까?

이원철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3과 진료원장)

  • 기사입력 : 2023-11-06 08: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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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원 철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3과 진료원장

    척추 질환에 있어 허리 근육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척추 질환이 퇴행성이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얼굴 근육의 밀도가 줄어 처지거나 푸석거리듯이 근육의 양, 질, 근력과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같은 원리로 허리를 지탱하는 근육도 별도로 지키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약해진다.

    척추 질환. 그중 허리와 관련 있는 중요 근육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등 뒤의 활배근, 또는 광배근이라고도 한다. 나머지 하나는 대둔근이다. 대둔근은 엉덩이 근육이다. 활배근(광배근)은 허리에서 등에 걸쳐 퍼지는 편평하고 큰 삼각형 모양의 근으로 견갑골 아래에서 골반까지 넓고 길게 이어져 있다. 이 근육은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내릴 때 쓰인다. 엉덩이 근인 대둔근은 하지를 고정시키며 바로 서게 한다. 즉 직립 자세를 취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이 두 근육은 허리건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팔에 걸리는 무게는 활배근과 대둔근으로 이어져 다리까지 전달되는 데 이렇게 큰 힘을 쓸 때 허리가 직접적으로 받는 부담을 이 활배근과 대둔근이 나눠 가져 허리가 외부로부터 받는 자극의 강도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허리로 이어진 힘을 척추 뼈가 고스란히 받게 되고 몸 상태가 안 좋은 날은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디스크가 찢어지는 등의 척추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허리 통증에 아주 좋다는 걷기는 찢어진 디스크가 좀 더 잘 아물도록 도와주고 등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디스크가 찢어질 위험을 줄여준다. 같은 나이의 똑같은 진단명이라 할지라도 이 두 근육의 발달 정도에 따라 질병 치료의 과정과 예후가 크게 차이가 난다.

    척추 수술에 있어 과거의 전통적인 수술법인 절개술이 위험부담이 높았던 이유가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근육을 절개해 척추 뼈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찢어진 디스크를 잘 제거 했다고 하더라도 회복 기간 동안 환자는 손상된 근육의 안전한 회복이라는 2차적인 문제에 놓이게 된다. 고령이라면 이미 퇴행으로 인한 근육의 회복 탄력성 감소와 면역력 저하, 기저질환 등의 다양한 위험 인자를 동반하고 있으므로 수술 후의 안전한 회복을 그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다. 그리고 절개술에는 감염이나 출혈 등의 위험 요소 또한 늘 존재했으므로 수술 후 입원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최소 침습적 치료가 각광받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이다. 정상조직의 최소 손상이 그 중요 핵심이다. 특히나 단일공 내시경술의 경우는 1㎝ 이내의 작은 구멍 하나로 수술에 필요한 기구를 삽입하니 근육의 손상 정도가 절개술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수술 후 회복 기간이 짧아져 다음 날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는 말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허리를 받쳐 주는 활배근과 그 힘의 분산을 도와주는 대둔근 두 큰 근육의 정상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내시경을 통해 찢어진 디스크만 제거할 수 있으니 과거에는 상상도 못 하던 의학의 발전이 아닌가. 척추 질환으로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과연 그 수술이 정상 조직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가를 반드시 알아봐야 할 것이다.

    이원철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3과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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