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6월 17일 (월)
전체메뉴

[진단] 창원시 배후도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상업지구 내 업무지구 용도제한, 시대 흐름 반영 못해”

  • 기사입력 : 2023-11-05 19:50:20
  •   
  • 단독주택 주민 편의시설 허용 숙원 해결
    종 상향했지만 용적률 상승 낮아 ‘맹탕’

    서울 등은 업무지구 내 상업시설 허용
    창원 배제 불만 속출 “글로벌 추세 역행”

    지가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투기 등 우려
    도시가치·난개발 부작용 걱정 목소리도


    지난 2일 창원시가 창원국가산업단지 공간재편 지원을 대원칙으로 삼은 ‘배후도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발표하면서 도시계획과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등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시는 재정비안에 주거지역 전체에 대한 종 상향, 준주거지역의 오피스텔 용도 허용, 상업지역 높이 제한 삭제 등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50년 전 도시 구상에 기반해 시대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지구단위계획의 재정비에 대해 도시 성장의 저해 요인을 허물었다는 평가와 함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 난개발 등으로 계획도시의 매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성산구 일대에는 창원 배후도시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총 19개 지구(주거 13, 상업 5, 준공업 1)가 지정돼 있다. 각 지구는 주거와 상업, 공업, 녹지지역 등을 세분화한 것으로, 개별 필지별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이번 발표된 재정비안의 가장 큰 핵심은 ‘전용주거지역의 종(種) 상향 등 용도지역별 규제 완화’로 요약할 수 있다.

    주상복합을 허용한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일대 상업지역./김승권 기자/
    주상복합을 허용한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일대 상업지역./김승권 기자/

    ◇단독주택 숙원 해결= 단독주택지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 풀어졌다는 분석이다. 창원시 배후도시 단독주택지 주민들은 창원시가 만들어질 당시부터 시작해 40여년간 규제로 묶여있어 종 상향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이들이 종 상향을 요구하는 근거로는 수십 년 차별 해소, 주민 불편 해소, 인구 유입 통한 도시 활력 제고 등이다.

    그간 단독주택지 주민들은 편의시설이 입점할 수 없어 인근에 밥 한 그릇 사 먹을 식당도 없는 불편을 호소했다.

    하재갑 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은 “암암리에 불법으로 용도를 변경한 건축물들이 많았다. 이번 정비로 해당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침해받은 재산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파격적인 종 상향에도 불구하고 용적률 상승이 미미해 단독주택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맹탕 정책이라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애초 건폐율 50%, 용적률 100%, 2층 이하 높이 적용에서 3층 이하, 용적률 120%로 바뀌었지만 근린시설이 들어서기에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윤상원 창원시 단독주택주거환경개선협의회 회장은 “근린시설 건립 명분 아래 용적률 20% 상향은 눈 가리고 생색내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공사비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최소 용적률이 150%는 돼야 한다”며 “마산지역이나 진해지역, 김해 장유지역은 1종 일반주거지역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왜 창원 배후도시 단독주택지만 그렇지 않냐”고 성토했다.

    ◇업무지구 등 배제에 ‘반쪽 효과’= 상업지역 역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시는 창원 배후도시 내 창원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유통상업지구, 경남도청과 경남신문사 구간의 중심상업지구, 창원시청을 중심으로 한 용지상업지구, 상남상업지구, 명곡상업지구 등 5개 지구에 대지면적 15% 이상 기부채납, 연면적 30% 이상 비주거용도일 때 등 조건부로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도록 완화했다.

    하지만 상업지역 내 업무지구, 창원광장주변 및 유통상업지역은 허용되지 않았다. 용도변경을 요구했던 상업지역내 업무지구에서는 ‘반쪽 효과’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간 경남도청에서 용지공원까지 이어지는 중심상업지역 내 업무지역(약 26만㎡, 이하 중심업무지구)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 지역 역시 단독주택지와 마찬가지로 1979년 도시설계 당시에서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지구단위계획 상으로는 중심상업지역이지만 창원시 도시계획조례, 배후도시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따라 업무지역으로 추가 분류돼 허용용도를 부여받고 있다. 창원시 배후도시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따르면 중심업무지구에는 공동주택, 의료시설, 학교, 숙박시설 등 11개 시설의 건물을 지을 수 없고 일반음식점 등 근린생활시설은 업무시설의 기능을 보완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해당지역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40여년 동안 규제가 완화되지 않은 탓에 주차효용성이 낮아 주차 문제가 심각하고 노후 건물로 관리비용이 높아진다는 이유가 크다. 해당지역에서 근무하는 A씨는 “주차장 설치기준이 지금과 달랐던 탓에 주차문제가 심각하다. 어쩔 수 없이 대로에 주차를 했다가 딱지 끊긴 것도 여러 번”이라면서 “주변에 살펴보면 노후된 건물들의 관리상태가 열악해 공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관 종사자 B씨는 “흔한 편의점도 회사 근처에 없어 간단한 물건 하나 사려고 해도 몇백 미터는 걸어야 한다”면서 “업무지구라도 유동인구를 끌어낼 수 있어야 효율적인데, 말 그대로 사무실에 앉아서 일만 하라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업지역 내 업무지구와 창원광장 주변 및 유통상업지역이 배제되면서 시류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업무용 건물에 역점을 둔 탓에 주거와 근린시설 등이 제외되면서 주·야간 인구 괴리, 도심 공동화 현상, 커뮤니케이션 감소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큰 이유다. 서울이나 부산 등 일부 업무중심지구에 주거 또는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용도를 완화하거나, 저층부에 근린시설 설치가 가능토록 해 보행 환경이 개선되면서 가로 환경과 연계된 기능적 변화를 도모하는 추세와 다르게 답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심형석 연구소장은 “최근 도시계획의 방향은 복합이다. 상업과 업무가 같은 건물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최근 용적률을 상향한 업무지구인 여의도 역시 그렇다”며 “이는 한국만 그런 게 아니라 글로벌하게 복합개발로 가는 추세기에 이번 재정비안은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정비안을 두고 난개발을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지방에 난개발 이슈는 별로 없다. 과거 초과이익에 대해 예민했는데, 요즘에는 보장해줘도 잘 안 들어온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창원시 용도허용 인색= 창원시가 유독 용도허용에 인색하다는 평가가 있다. 부산광역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르면 중심상업지역 안에서 건축할 수 없는 건물은 격리병원과 교정시설뿐이다.

    실제로 대도시들은 상업활동을 장려하는 방식의 도시계획을 추진하며 도시 활력을 유지시키고 있다. ‘신흥부촌’으로 각광받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역시 중심상업지역(상업, 업무용도)을 주거복합용도로 매각하면서 카페거리가 형성되고 네이버, 두산 등 IT기업과 대기업의 업무시설들이 유입됐다.

    서울시도 도시기본계획 체계를 유연화하는 모양새다. 서울 문배업무지구에는 지하 8층~지상 39층 규모의 복합시설이 건립된다. 저층부에는 판매시설과 공공업무시설이 배치되고 건축물 전면에는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개 공지와 공공보행로를 연계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상업지역의 기능적인 부분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밀집돼야 도시 발전에 효과가 크다. 업무지구에 관공서만 있을 게 아니라 호텔,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야 유동인구가 늘고 도시가 균형발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 지가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투기, 도시가치 훼손, 난개발 부작용 등 우려도 나오고 있다. 종 상향은 지가상승으로 직결된다. 용적률이 높아지고 입지 규제가 일부 풀리면서 해당 부지는 그만큼 사용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전체적인 땅값이 올라 부동산 투기 발생 가능성도 있다.

    오피스텔 건립을 허용한 준주거지역이나 주상복합을 허용한 상업지역 등에 대해서도 유사한 반응이다. 토지 이용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는 반가우나 각 지구마다 용도 허용으로 경계가 사라져 경쟁 심화, 도시 공간 저해 등에 대한 걱정도 제기된다.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도로변 3층 높이에 술 판매가 가능한 일반음식점을 허용한 단독주택지는 상업적 성격이 강한 준주거지역과 부딪힐 수 있다. 1층 아닌 2층이나 3층에서 공실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더 가중시키는 건 걱정된다”면서 “이는 상업지역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주거지와 행정·상업지구 등 도시 공간의 균형을 지킨 계획도시의 매력을 상실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서유석 창원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 있던 사람들이 창원에 오면 다르다고 한다. 도심지 한복판에 녹지가 많고, 계획적으로 도시 공간을 조성한 곳이 드물다 보니 그렇다”면서 “하지만 규제를 풀고 용도를 완화하면 창원의 아이덴티티(정체성)는 없어진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창원시 도시정책국 관계자는 “이번 재정비안은 사실상 안 되던 것과 기존에 되던 만큼만, 기존 되던 것은 한 단계 더 높여주는 방향”이라며 “여러 전문가 자문을 거쳤고, 중간점을 찾기 위해서 많이 노력해서 한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민·정민주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정민,정민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