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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쇼쇼쇼- 이지혜(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23-10-31 19: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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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주인공은 탕후루쯤이 될까? 국정감사장에 선 탕후루는 최근 논란이 된 당 문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들 건강을 생각하며 좋은 일도 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마약 혐의 아이돌도 주조연급은 된다. 마약 중독 재활치료 중인 전직 아이돌 멤버는 “약물 중독은 혼자서 해결할 수가 없다”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헌법은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국정감사에서 증인 출석과 증언, 의견 진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 증인과 참고인은 국감의 전초전 성격을 띠며 관전 포인트를 예측할 수 있지만, 각 진영에만 유리하거나 화제성 인물에 치중되면서 ‘정치쇼’라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국감 본연의 역할인 감시 기능은 사라진 채 여론몰이와 정쟁에만 치우칠 것이란 우려에서 비롯된 지적이다.

    ▼지난 2018년 대전 동물원에서 탈출한 후 사살된 ‘퓨마 사건’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벵골 고양이를 케이지에 넣어 데리고 나온 한 의원은 동물 학대라는 역풍을 맞았다. 2020년 연기자 혹사 문제를 묻기 위해 ‘펭수’를 국감장에 불러세우려 했던 의원은 관심 끌기용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정작 국감장에 등장해야 했던 산업재해 논란의 SPC그룹 회장과 금융권 내부통제 이슈 중심인 KB금융지주 회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국감도 코미디였다가 스릴러 같다가 때로는 막장 드라마처럼 흘러간 정치쇼였지만 휴먼다큐멘터리로 장르가 바뀐 순간은 뇌리에 남았다. 장애인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는 발달장애인 문석영씨는 “비로소 내가 쓸모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삭감된 지원 예산을 살려줄 것을 호소했고,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는 “피고인의 방어권만 있고, 피해자의 방어권은 어디에도 없었다”며 모든 피해자를 대변했다. 그리고 장르를 불문하고 흥행을 떠나 잊지 말아야 할 이 쇼의 엔딩은 여야 할 것 없이 개선을 약속하는 장면이다.

    이지혜(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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