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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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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위암] 젊어도 胃험해요, 내 속의 癌덩어리

  • 기사입력 : 2023-09-17 20: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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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인들 식습관 변화로 ‘조기발병위암’ 증가
    전체 환자 중 40대 전후 15% … 조기 발견 중요
    가족력 있거나 소화기계 증상 있으면 검진 필수
    초기 땐 내시경적 절제·수술치료만으로 완치
    위 건강 위해선 싱겁게 먹고 가공식품 피해야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의 위암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과도한 술, 담배는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위험인자이고, 그 외에 불규칙한 식사 패턴, 배달 음식과 편의점 간편식, 유튜브 먹방 콘텐츠 등 눈과 혀끝, 그리고 위장을 자극하는 현대인의 식생활, 식문화가 바로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위암, 젊음도 안전지대 ‘NO’

    예전에는 보통 30세 이전에는 위암이 거의 발병하지 않다가 연령이 올라갈수록 발병률이 상승해 주로 40~70대에 발병하곤 했다. 하지만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로 들어서면서 생활양식과 식습관의 변화로 40대 전후로 발병하는 위암인 ‘조기발병위암’의 유병률이 매우 증가했다.

    조기발병위암 환자는 우리나라 전체 위암 환자의 약 15%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비율에 속하며, 수치만으로는 와 닿지 않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 병원에서도 젊은 30~40대 위암 환자를 많이 볼 수 있다.

    조기발병위암의 문제는 젊은 나이의 환자들이 국가 조기검진의 대상자가 되지 않거나, 40세 이상으로 조기 검진의 대상이 되더라도 내시경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증상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위암이 진행된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령에 상관없이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소화기계 증상이 발생했다면 이를 간과하지 말고 조기에 검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또 조기 검진을 통해 전이가 없는 상황에서 초기 발견하여 치료를 받는다면 젊은 환자의 경우 기본 체력도 좋고, 노년층보다 암을 이겨낼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완치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위암의 진행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

    위암은 만성 위염이나 위축성 위염에서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은 위암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이들 질병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위암을 예방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다양한 요인에 의해 위 점막이 얇아지면 위장이 위축되거나 손상되기 쉽고, 위 점막이 장 점막의 형태로 변형되는 ‘장상피화생’ 역시 동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위축성 위염 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위암의 발생률이 2~4배 정도 증가하기 때문의 만성적인 위염 증상이 나타난다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위암은 내시경적 절제나 수술 치료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초기 위암의 80% 이상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위궤양이나 위염 등의 증상으로 간과되기 쉽다. 증상을 간과하다가 진행된 상태에서야 치료를 시작하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그만큼 중요하다.

    ◇위암의 병기 및 치료

    위암의 병기는 1~4기로 나누어지며, 각각의 병기는 좀 더 복잡하게 세분되어 있다. 통상적으로 초기 위암이라 부르는 1기 위암 중 암이 점막층에 국한되어 있으면서 분화도가 좋고, 궤양이 없으며,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내시경적 점막하절제술(ESD)’을 통해 위를 절제하지 않고 위암을 치료할 수 있다.

    본원에서는 내시경적 점막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한 10%의 환자를 제외하고 80%가량의 환자에서 위암의 표준 치료인 위 절제와 주위 림프절 절제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때 위의 절제 범위는 암의 위치에 따라 결정되며, 동반 장기의 절제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복강경 절제술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은 환자 복부에 5~10㎜ 정도의 구멍을 2~3개 절개한 뒤, 카메라가 장착된 내시경 수술 도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개복 수술보다 수술 흉터의 크기가 작으며, 염증 발생률이 낮은 장점이 있다. 또한 수술 후 생기는 장 유착이나 폐쇄 가능성도 작으며 회복 기간도 단축할 수 있어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위암에 대한 새로운 항암치료제의 개발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4기 위암과 재발 위암의 치료 영역에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표적 치료제를 비롯해 면역치료제가 1차 치료제로 허가됐고, 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임상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어, 많은 외과 의사가 진단 당시 수술 불가능했던 환자들을 항암 치료 후에 수술하게 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특히 위암 재발의 가장 많은 형태이며 기존 항암제 효과가 크지 않았던 ‘복막파종’ 환자의 경우 복강 내 항암제 투약을 통해 호전을 보고자 하는 많은 연구가 국내 의료진에서 진행되고 있다.

    ◇위암 예방 위한 생활 습관 개선

    위암의 발병은 과도한 염분 섭취, 아질산염 나트륨 섭취, 흡연과 같은 환경적 영향과 헬리코박터균 감염, 유전적 경향 등과 같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위암 발생이 서양보다 높은 것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 소금 섭취량인 5g을 훌쩍 뛰어넘는 성인 소금 섭취량(하루 평균 12.5g)과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등 식생활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흡연도 위암의 중요한 위험인자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2~3배가량 위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평소 맵고 짜게 먹는 자극적인 식습관을 가지고 있거나 흡연을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위 건강을 위해 음식을 싱겁게 먹고, 균형 잡힌 영양의 식단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며, 탄 음식이나 질산염 화합물이 포함된 가공된 햄·소시지류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과 녹황색 채소의 복용이 위암 발병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국내 위암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15만 6128명에서 2021년 15만 9975명으로 4년 사이 3847명(2.5%)이 늘었다. 더구나 위식도역류질환 등과 같은 위장질환은 국민 5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수준이다. 위장질환과 위암의 위험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과 함께 증상이 없더라도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김완철 창원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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