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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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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세상을 바꿀 100일- 이영일(경남도 정책특별보좌관)

  • 기사입력 : 2023-08-24 19: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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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보좌관 시절, 여의도에서 택시를 타면 기사님은 직장과 직업에 대해 묻는 일이 유독 잦았다. 행여 바른대로 말하고 나면 국회에서 일어나는 세상 시끄러운 일들과 정치권에 대한 불만들을 꼼짝없이 들어야 하는 고문을 당했다. 꾀가 좀 늘고부터는 근처 은행에 다닌다고 직업 사칭을 하며 상황을 모면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회는 국민의 기대와 애정, 질타와 비난이 산재하며 여러 상황들이 시시때때로 급변하는 곳이다. 생각이 다른 300명의 의원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회의장 문이 뜯겨 나가고 최루탄이 터지는 부끄러운 일도 일어났다. 이처럼 국민 상식에 반하는 격한 모습들이 쌓여 신뢰할 수 없는 국가기관 1위의 국회라는 오명을 초래했다.

    그러나, 지난 십수 년간 몸과 마음으로 경험했던 국회의 참모습을 떠올리면 한편으로 섭섭한 평가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다수의 보좌관은 입법, 감사 및 조사, 예산 심사 등 의정활동 전반의 실무를 책임지며 깊은 애국심과 무거운 사명감으로 일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국가 전반의 체계가 개선되고 민생이 안정되는 일을 큰 보람이자 보상으로 여긴다.

    이제 다음 주면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국정 전반에 대한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예산 및 결산심사 등 국정운영의 주요 일정들을 압축적으로 소화하게 된다. 이 몇 달간은 밤낮이 따로 없고 주말은 물론 추석 명절을 챙기기도 쉽지 않다.

    앞으로 100일,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다.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는 LH 순살 아파트와 같은 공공부문의 부조리가 있다. 또한 이익만 앞세워 공공과 맺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거나 법을 악용해서 국민의 혈세를 편취하는 등 나쁜 경영을 하는 민간 기업들도 있을 것이다. 국정의 기강을 바로잡고 공익을 저해하는 나쁜 기업들을 국정감사에 세우는 일, 아울러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1만6174건의 민생법안을 한 건이라도 더 처리하는 일, 이 일들을 계절도 잊은 국회가 기꺼이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제21대 국회가 국민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이영일(경남도 정책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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