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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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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96)

- 굽은금, 가지고 갈 것, 그 밖 곳

  • 기사입력 : 2023-08-16 0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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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86쪽부터 8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86쪽 그림 바로 밑에 ‘굽은금의 길이 재는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지난 글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지만 ‘금’은 ‘긋다’에서 온 말인데 ‘그음’이 줄어 ‘금’이 된 것입니다. 첫째 줄에 나온 ‘굽은금’은 ‘굽어지게 그은 금’이라는 뜻이고 이와 맞서는 ‘곧게 그은 금’이 ‘곧은금’이라는 것도 지난 글에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직선(直線)’을 갈음해 쓸 수 있는 ‘곧은금’과 ‘곡선(曲線)’을 갈음해 쓸 수 있는 ‘굽은금’은 아이들도 쉽게 알 수 있는 말인 만큼 요즘 배움책에서도 꼭 살려 썼으면 하는 바람을 거듭 밝힙니다.

    그리고 ‘재는’이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도 많은 곳에서 ‘측정(測定)하다’는 말을 많이 쓰고 배움책에서도 ‘측정(測定)하는’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렇게 옛날 배움책에서는 ‘재는’이라고 썼습니다. 이렇게 어떤 말이 아이들에게 더 쉬운 말인지를 생각해 보고 배움책에 썼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줄에 나오는 ‘금의 길이’라는 말도 쉬운 말이라 좋았고 둘째 줄과 셋째 줄에 걸쳐 나오는 “이와 같이 하여서 창경원까지의 거리를 재어 보았다.”는 월은 ‘창경원’, ‘거리’를 빼고는 다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이와 같이 하여서’와 ‘재어 보았다’는 말이 더 쉽고 좋았습니다.

    넷째 줄에 나온 ‘순택이들’이라는 말에서 ‘-들’이라는 말도 요즘에는 잘 쓰지 않지만 이렇게 쓰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사람들 자리에서 보면 낯설지만, 우리말의 쓰임을 넓게 한다는 쪽에서 보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87쪽 첫째 줄에 ‘가지고 갈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요즘 다른 곳에서 많이 쓰는 ‘준비물(準備物)’이라고 하지 않고 ‘가지고 갈 것’이라고 풀어서 써 주니 참 쉽고 좋았습니다. ‘준비(準備)’라는 말이 ‘갖춤’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에 ‘물건(物件)’을 뜻하는 토박이말 ‘몬’을 더해 ‘갖춤몬’이라는 말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셋째 줄에 ‘견학할 곳’, ‘그 밖의 곳’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견학할 장소’, ‘그 밖의 장소’라고 하지 않고 토박이말 ‘곳’이라는 말을 써서 아주 좋았습니다. 요즘도 많은 곳에서 ‘시간’, ‘장소’라는 말을 흔히 쓰는데 토박이말로 ‘때’와 ‘곳’이라고 쓰면 참 좋겠습니다. 어렵지 않은 일이고 이렇게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바꿔 간다면 우리 삶에서 토박이말을 살려 쓰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아홉째 줄에 ‘줄인 그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려운 말을 쓰고자 한다면 ‘축도(縮圖)’라는 말을 쓸 수 있겠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줄인 그림’이라는 말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과 맞서는 말로 확대도(擴大圖)라는 말을 쓸 수도 있겠지만 ‘늘인그림’이라고 하면 쉽습니다. 이렇게 쉬운 말을 찾아서 아이들이 배우는 배움책에 쓸 수 있도록 함께 마음을 써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경남실천교육교사모임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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