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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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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다양성’으로 존재하는 신(新)인류- 김지수(경남경총 수석전문위원)

  • 기사입력 : 2023-07-18 19: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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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위를 피해 찾은 프렌차이즈 카페 안,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노트북, 수북이 쌓인 교재, 귀에는 에어팟, 똑같은 모습으로 무언가에 열중하는 청년들이 꽤 눈에 띈다. 그중 아는 얼굴이 보여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얼마 전 인턴으로 만나게 된 친구인데, 낯선 곳에서 만나니 괜히 반가운 마음에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러 회사에서 짧은 인턴 생활을 해봤다고 한다. 주변에서 말하는 좋은 직장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했다. 어릴 적 미술에 소질이 있었고 상당히 좋아했는데,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에 진로와 전공을 바꿨고 몇 번의 탈락을 경험하면서 ‘무엇을 원하는지’ 정체성을 잃었다는 모습에 괜히 마음이 짠했다. 인턴을 지원한 이유도 무엇이든 경험해 보면 잃어버린 방향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였다고 했다. 이야기를 꺼내곤 민망했는지, 괜찮다며 웃는다. 친구들도 다 그렇다는 말과 함께.

    ‘타투이스트(tattooist)’, 사실 가장 해보고 싶은 꿈이지만, 부모님께 말을 해도 될지 고민이라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직업이 될 수 없는지 조금은 억울하지만, 누군가 응원해 준다면 도전할 용기가 생길 것 같다는 말이 ‘괜찮다’라는 말보다 더 진심으로 다가왔다.

    인생의 봄날이라는 20대, 요즘 현실의 20대는 취업과 진로, 결혼 등 인생의 중대사를 결정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겪고 있다. 북유럽 국가의 7배가 넘는다는 한국의 니트족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정부와 지자체 청년 정책에 큰 변화가 생겼다. ‘청년도전지원사업’, 취업이 먼저가 아니라 요리부터, 그림, 귀촌, 켈리그라피 등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수많은 경험과 활동을 통해 청년 스스로가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회에 도전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오늘날의 청년은 단순한 취약계층이 아니라 ‘다양성’으로 존재하는 신인류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수많은 직업이 생겨나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정보 탐색에 익숙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다양한 생각을 하며 자라온 청년세대, 그들의 욕구와 스펙트럼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청년을 응원하는 첫걸음이다.

    김지수(경남경총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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