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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외국인 근로자는 이방인이 아닌 우리 가족이다- 김태준(마산대학교기계자동차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7-17 20: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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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가 즐겨 보는 프로그램 중에서 EBS의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극한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 줌으로써 잃어가고 있는 직업정신과 땀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것’이 기획 의도라고 제작진은 밝히고 있다. 매회 방송을 보면 인상 깊었던 장면이 어떤 직업이든 외국인 근로자들이 출연한다는 것이다. 겨울밤 내린 눈처럼 어느덧 우리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판단된다.

    2021년 기준 고용노동부 외국인 근로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외국인 근로자 수는 약 160만명이다. 이 중 비정규직 근로자가 약 120만명, 정규직 근로자가 약 40만명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국적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의 순이다.

    산업 분포는 제조업, 건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농림어업 등의 순이며 주요 근무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주로 집중되었으나, 최근 조선업의 호황으로 지방 도시에서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사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불법체류자를 포함하면 250만명 이상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1170만명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사실상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한국경제가 멈춘다”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기피하는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의 뿌리산업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마저도 인력이 부족하여 법무부에서는 체류 조건을 완화하기 위해 비자 제도를 개선하고 있으며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뿌리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인 기계, 자동차, 조선, 반도체 분야에서 필수적인 기술이다. 따라서 숙련된 기술이 곧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유학생을 교육하는 대학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이미 다년간 베트남 유학생을 교육 시키고 취업시켜 본 경험이 있는 필자가 그동안 느꼈던 점과 대안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는 저출산 대책에 천문학적인 세금을 투입하고도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한 것을 인정하고 다양한 국적의 우수한 인력을 받아들이기 위한 이민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현재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는 산업체에서 겪고 있는 큰 애로점이 언어 문제이다. 물론 학교마다 한국어학당에서 1년 과정의 한국어 교육을 통해 본과로 입학하지만 1년 정도 교육받는 것으로는 사실상 소통이 힘들다는 점이다. 정부에서 해당 국가와 협업을 통해 조기교육을 실시하여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우수 인재를 조기 발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들의 역량 함양을 위해 대학과의 긴밀한 협력하에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둘째, 기업체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도 개선해야 하며 복지도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하기 싫은 일은 외국인 근로자들도 하기 싫어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에 발맞춰 지자체에서도 기업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자금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본다.

    셋째, 대학에서도 유학생을 단순히 신입생 충원율을 위한 자원이 아닌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해 특화된 커리큘럼을 개발, 운영해야 한다.

    이러한 각계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이미 대한민국 산업과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3D업종의 인력 대체재가 아닌 대한민국의 어엿한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과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무분별한 외국인 유입에 따른 사회적인 문제를 예방하고 저출산에 따른 소멸국가의 순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태준(마산대학교기계자동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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