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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변화된 교육환경의 교사 양성과 임용시험의 문제- 김경모(경상국립대학교 사범대 학장)

  • 기사입력 : 2023-07-03 19: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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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가 재직하는 사범대학의 4학년 학생들이 지난 5월, 4주간의 교육실습을 다녀왔다. 올해는 강평회에 참가하는 교육실습생들의 표정이 밝다. 재미있고 즐거웠다는 반응이 다수이다. 아마도 근 4년 만에 대면으로 교육실습이 재개된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비교사만 할 수 있는 교육실습 자체가 꽤 만족스러웠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임용시험 응시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던 학생들이 교육실습 후 마음을 바꾼 경우가 많아 보인다. 지금부터 예비교사들은 여전히 높은 경쟁률의 다단계 임용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뜨거운 여름을 보낼 것이다. 교과별 학문적 지식이 강조되는 필기시험과 그 이후의 수업실기 및 면접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연초에 교육부는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의 실현: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통해 변화된 교육환경에서 현재의 학생들은 누구이며, 교사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학생과 교사가 상호작용하는 수업의 의미와 지향점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그간의 논의를 정리하여 다음과 같이 제시한 바 있다.

    먼저 학생의 변화이다. 지금의 학생들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것을 넘어 프로젝트·협력활동·토론 등을 통해 다른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능동적 학습자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표와 역량, 학습 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학습 경로를 구축하고, 학습하고자 할 때 손쉽게 보충·심화 학습이 가능한 주도적인 학습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학생의 성장과 변화에 대응하여 교사는 학습자에 대한 ‘AI 튜터’의 분석을 기반으로 학생 개인의 특성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며, 학생 개인의 학습성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학습 설계와 함께 사회·정서적 변화를 관찰·진단하여 안정적인 상담·멘토링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수업에서는 지식의 습득보다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에 초점을 두고, 학생 간 상호작용과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하는 수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그 결과 학생들은 다양한 수업 활동들을 통해 자기 표현, 상호 존중과 협력 등 사회적·정서적 역량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학생의 변화가 주어진 여건 혹은 출발점이고 수업이 그 결과라면 양쪽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추동력은 교사에게서 찾을 수 있다. 지식의 단순 전달자로서 교사의 역할을 넘어 학생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들의 주도적인 수업 활동에 대한 조언자로서 교사의 역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학습 경험이 양성과정에서 축적되고, 그러한 학습의 과정과 결과가 임용시험에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중등교사 양성을 위한 지금의 사범대학 교육과정은 교과의 배경이 되는 학문적 지식 자체를 학습하는데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양성과정에서 학생과 학교에 대한 이해, 다양한 교수법의 적용과 같은 활동들이 위축되어 왔었다. 이런 점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연계성을 고려하여 필기시험의 내용과 범위를 정하고 이를 자격고사화하는 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할 때가 되었다.

    이렇게 될 경우 학문적 지식 중심 필기고사 준비에 함몰된 현재의 교사 양성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가능한 한 많은 양성과정의 수업에서 예비교사는 스스로 능동적인 학습자가 되고 교수자는 이를 안내하는 예비교사 중심의 수업을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교사 양성대학의 교실이 ‘강의실’이 아닌 ‘배움터’가 되길 기대한다.

    김경모(경상국립대학교 사범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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