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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꼰대, 공감 능력 키우기로 탈출하자- 윤한주(농협 창녕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23-06-11 19: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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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면서 한 번쯤은 꼰대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어사전인 영국의 옥스퍼드 사전에 김치(kimchi), 불고기(bulgogi), 대박(daebak) 등과 함께 꼰대(kkondae)도 등재돼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권위적인 어른, 선생님 등을 비하하는 뜻으로 ‘꼰대’라 불렀다. 하지만 요즘에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즉 ‘꼰대질’을 하는 사람도 꼰대라고 부른다.

    한때 꼰대 체크리스트가 유행했다. 해당 목록에는 ‘나 때는~, 예전에는~ 표현을 자주 쓴다.’, ‘사람을 만나면 나이가 먼저 궁금하다.’, ‘인사 예절이 부족한 사람은 마음에 안 든다.’, ‘신조어나 신문물을 잘 모른다.’, ‘여가생활보다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은 노력이 부족하다.’ 등이 있으며 하나라도 해당이 된다면 꼰대라 칭했다.

    그럼 나이 많은 사람만 꼰대가 되느냐? 그렇지 않다. 젊은 사람들도 꼰대가 된다. 이른바 ‘젊꼰’이다. 젊꼰은 밀레니얼 세대이지만 자기보다 어리거나 경력이 모자란 사람에게 꼰대질하는 사람을 말한다.

    젊꼰이라는 단어가 생기고 꼰대를 젊꼰과 늙꼰으로 구분한다. 요즘은 늙꼰보다 젊꼰이 더 무섭다는 사람들이 많다. 늙꼰은 자신의 나이를 생각해 스스로 꼰대라 인정하는 반면, 젊꼰은 나이를 핑계로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앞선 세대로부터 꼰대질을 당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꼰대가 되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루며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 모습을 답습하기 때문이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 때는 말이야,” 하는 말을 습관처럼 쓰면서도 자기는 절대 꼰대가 아니라 말한다.

    우리는 왜 꼰대가 되는 것일까? 대다수는 소통이 부족해서라고 말한다. 소통을 잘하려면 상대방에 대한 공감(共感)이 우선시되는데, 공감이란 ‘상대가 느끼는 상황이나 기분을 비슷하게 경험하는 심적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공감 능력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다. 나이가 적어도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있고 나이가 많은 사람 중에도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공감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꼰대가 된다고 한다는 건 동의하기가 어렵다.

    공감 능력은 배우며 습득하는 것이라 볼 수 있기에, 어릴 적부터 공감 능력이 뛰어난 부모에게서 양육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성인이 되어도 얼마든지 키울 수 있는 게 바로 공감 능력이다. 공감 능력을 키우는 방법 중 첫째는 소설책을 읽는 것이다. 둘째,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셋째, 겸손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공감 능력을 키워야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잘 듣는 경청(傾聽)이 가능하고, 생각이 서로 통하는 소통(疏通)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가 있다. 결국 꼰대라는 것은 세대 간 공감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세대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거나 인정하려 하지 않고 틀린 것으로 생각하기에 꼰대가 된다. 따라서 각자가 다른 세대의 문화를 잘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나도 꼰대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공감 능력을 키워 꼰대라는 굴레에서 서둘러 탈출하자.

    윤한주(농협 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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