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우울감 젖을 땐 맞춤 치료로 ‘내 마음’을 챙겨주세요”

진단명·종류 다양한 우울증, 꼭 치료해야 하는 질병
일상과는 현저하게 다른 사회·직업적 모습 보여
심각도 따라 약물·상담 등 전문가 맞춤치료 필요

  • 기사입력 : 2023-05-15 08:02:03
  •   
  •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 있는데도 좀 쉬면 낫겠지 하며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인 문제는 더하다. 아직도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에 대한 편견이 크기 때문이다. 우울증과 공황장애와 같은 증상은 꼭 치료해야 하는 질병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얼굴의 우울증= 우울증은 매우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다. 생애 주기별로 전형적인 중년의 우울증이 가장 잘 알려진 우울증이라면, 청소년의 우울증은 전형적인 성인의 우울증과는 달리 자기 조절력 저하로 인한 잦은 결석, 성적 문란, 물질 남용과 같은 충동인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가면쓴 우울증(masked depression)이라고도 한다. 또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우울감 호소보다는 신체 증상이나 인지기능저하를 주로 호소하는 것이 노년기 우울증의 특징이다. 그리고 여성의 임신 및 출산과 관련된 우울증, 특정 계절에 우울증에 취약한 계절성 우울증도 있다.

    진단에 따라 주요 우울장애, 기분 부전증, 이중 우울증, 양극성 1형 및 2형의 우울증, 적응장애에서의 우울형 등의 다양한 진단명을 가질 수 있으며, 진단이 우울장애라 할지라도 멜랑꼴리아형, 혼재성, 비정형성 우울증,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우울증, 긴장증 동반형 우울증 등의 아형을 보이는 우울증은 진단명과 그 종류만 해도 매우 다양한 아주 까다로운 질환이다.

    ◇‘병적인 슬픔’ 우울증의 진단= 우울증은 영어로 depression으로 de(감소한다, 떨어진다)+pressure(압력)의 어원을 갖는다. 삶을 여행에 비유하면 나의 뇌는 기관사 역할을 하여 목적지를 정하고, 언제 정차할지, 언제 쉬다가 언제 다시 출발할지, 어느 짐을 내려야 할지를 결정한다. 이러한 뇌의 기능은 대략 3단계로 구별할 수 있다. 숨 쉬고 심장이 뛰고, 혈액이 순환하는 생명 유지기능, 어제 본 드라마를 안 본 사람에게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기억, 감정, 학습 등의 중등도 기능 그리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약속, 도덕, 종교, 윤리, 사랑 등의 고위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어린 시절의 정서적 궁핍이나 학대 방임의 트라우마, 병적인 방어기제, 자신으로 향하는 공격성, 최근의 사별과 같은 대상 상실, 자존감 저하,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부정적 인지 등이 지속되면 뇌는 쓰지 않아도 될 애를 쓰느라 결국 뇌의 기능이 저하된다.

    반드시 구별해야 할 것이 또 있다.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은 근본적으로 다른 수준의 용어이다. 우울증의 의학적 정의는 ‘병적인 슬픔(pathological sadness)’이다. 정상 수준을 넘어서는 슬픈 상태로 엄격한 진단 기준이 있다. 즉, 뇌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총 9개의 증상 중 5개 이상의 증상으로 인하여 2주 이상, 일상과는 현저하게 다른 사회적· 직업적 모습을 보이게 되면 우울삽화(기분의 저하와 함께 전반적인 정신 및 행동의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를 의미)로 진단을 내린다.

    ◇우울증도 맞춤치료 필요= 우울증의 종류와 심각도에 따라 전문가의 맞춤식 치료가 필요하다. 경도의 우울증인 경우에는 약물치료보다는 상담치료를 권유한다. ‘정신질환’이라는 단어가 의지박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데도 그렇게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두 다리가 골절되면 의지로 걸을 수 없다. 그리고 다리가 아프니 병원에 가보자고 판단하는 것이 뇌인데, 만약 뇌가 아프면 병원에 가보자는 판단을 내리기 어렵게 된다. 즉,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질병을 고치려면 본인의 의지, 그리고 나를 도와주는 주변의 도움과 유능한 의료진이 필요하다. 우울증도 본인 스스로 조절할 정도의 경한 우울증이 아니라면 ‘전문가에게 맡겨서 일단 판단을 받아볼까’라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가 아니라, 꽤 쉽지 않은 뇌기능 저하증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2023년 건강소식 5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