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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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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88)

- 지렛목, 걸맞다, 갑절

  • 기사입력 : 2023-04-19 08: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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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62쪽부터 6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62쪽 표 안과 둘째 줄에 ‘지렛목’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지난 글을 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처음 보시는 분은 무슨 말인지 궁금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이 말은 요즘 ‘지레’를 풀이하는 글에서 ‘받침점’이라고 하는 말과 같은 뜻을 가진 말입니다. 우리 몸에도 있는 ‘목’과 아랑곳한 말이자, ‘골목’, ‘나들목’과 같은 말에 들어 있어서 잘 아는 말이며 ‘자리가 좋아 장사가 잘 되는 곳이나 길 따위’를 가리킬 때 쓰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지렛대’에서 ‘지레목’은 ‘지렛대를 괸 곳’이라는 뜻을 담을 수 있어 잘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줄 끝에 ‘걸맞는 힘’이라는 말이 나오는 데 이 말도 새로우면서도 뭔가 쉽게 풀이하려고 다듬은 말처럼 여겨졌습니다. 다만 오늘날 한글 맞춤법에 따르면 ‘걸맞은’이라고 해야 맞다는 말씀도 아울러 드립니다. 요즘 ‘지레’를 풀이하고 있는 다른 곳에서 보면 ‘가해진 힘’이라는 말을 쓰는 것과 견주어 보면 똑똑히 알 수 있습니다. ‘걸맞다’는 말이 ‘두 편을 견주어 볼 때 서로 어울릴 만큼 비슷하다’는 뜻이고 지레에서 ‘지렛목’에서 멀어질수록 같은 무게를 들어 올리는 데 드는 걸맞은 힘은 적게 든다는 풀이를 할 수 있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까지 이어지는 “우리들도 이와 같은 일을 하여 보고 그 관계를 알아보자.”는 월(문장)은 ‘관계’만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더 쉽게 느껴졌습니다.

    일곱째 줄부터 되풀이해서 나오는 ‘갑절’이라는 말도 반가운 말입니다. 요즘 책에서는 ‘배(倍)’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보기 어려운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요즘에 ‘갑절’은 ‘어떤 수량을 두 번 합친다는 뜻’으로 쓰고 비슷한 말 ‘곱절’은 ‘같은 수량을 몇 번이고 합친다’는 뜻으로 쓰는 것이 옳은 것으로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옛 배움책에 나온 ‘2갑절’, ‘3갑절’, ‘4갑절’이라는 말은 ‘2곱절’, ‘3곱절’, ‘4곱절’로 해야 옳을 것입니다.

    63쪽 둘째 줄에 있는 ‘서로 걸맞게’는 앞서 ‘걸맞다’는 말의 뜻을 알려드렸기 때문에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셋째 줄에 있는 ‘알맞는’도 요즘 맞춤법으로는 ‘알맞은’이라고 해야 옳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넷째 줄부터 여섯째 줄에 걸쳐 나오는 “아래 그림은 몸무게가 서로 비슷한 아이들이 시이소오를 타고 있는 그림이다.”는 월도 ‘시이소오’를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끝으로 그림 안에 있는 기호도 요즘 책과 달리 ‘ㄱ’, ‘ㄴ’, ‘ㄷ’, ‘ㄹ’처럼 한글 닿소리를 써서 참 좋았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경남실천교육교사모임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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