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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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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과 골든타임] 머릿 속 시한폭탄 시간이 생명이다

뇌혈관 막히거나 터져 다양한 신체 이상 발생
고혈압·고지혈증 등 유질환자 발병 위험 높아
언어 장애·두통·구토·신체 마비 등 전조 증상

  • 기사입력 : 2023-02-27 08: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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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뇌졸중 사망률은 OECD 국가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더욱이 최근에는 40대 이상에서의 뇌졸중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는 뇌졸중에 관해 창원한마음병원 신경과 호성희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뇌졸중 발생의 관건은 ‘뇌혈관’ 상태= 뇌졸중이란, ‘뇌혈관’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뇌혈관 장애로 인한 질환의 총칭이다. 뇌로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운반하는 통로인 뇌혈관에 문제가 발생하면 ‘뇌혈관이 막히거나’, ‘뇌혈관이 터지는’ 두 가지 형태로 문제가 발생한다. 뇌혈관이 막혀서 다양한 신체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을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이라고 하며, 뇌혈관이 터져 뇌에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을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이라고 한다.

    ‘허혈성 뇌졸중’에는 동맥경화로 뇌혈관이 좁아지면서 생성된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죽상화뇌혈전증에 의한 뇌경색과 여러 원인에 의해 생성된 혈전이 동맥을 타고 지나가다가 직경이 작은 원위부 뇌혈관을 막는 색전에 의한 뇌경색, 뇌의 소혈관폐색에 의한 뇌경색으로 나눌 수 있다. 이외에도, 허혈뇌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드문 원인에는 동맥박리, 혈관염, 정맥혈전증, 혈액응고질환, 혈관연축 등이 있으며 전신관류저하에 의한 뇌관류저하가 심한 경우에도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출혈성 뇌졸중’의 경우 발생 원인에 따라서 원발 또는 속발뇌내출혈로 구분한다. 원발뇌내출혈은 뇌내출혈의 80%를 차지하며, 고혈압 또는 아밀로이드혈관병에 의해서 미세혈관이 파열되어 발생한다. 속발뇌내출혈은 뇌동맥류파열, 혈액응고이상, 혈관기형, 뇌종양 등에 동반하여 발생한다. 고혈압은 가장 흔한 원인으로서, 뇌내출혈 원인의 5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아밀로이드혈관병은 노인 뇌내출혈의 흔한 원인이며, 주로 엽출혈(lobar hemorrhage)로 발생한다. 동맥류를 포함한 혈관기형은 고혈압이 없는 젊은 환자들의 흔한 원인이며 혈액응고이상은 다발뇌내출혈 또는 재발뇌내출혈의 원인이다.


    ◇갑작스러운 기능 장애 있다면 ‘의심’= 서구화된 식습관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 패턴의 변화로 뇌졸중을 앓는 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뇌졸중의 증상은 갑자기 나타난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언어장애(실어증 혹은 구음장애), 갑작스러운 두통 및 구토, 신체 일부의 감각마비와 소실, 반신 마비나 신체 일부의 마비, 안면신경장애, 운동실조가 있을 수 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기능 장애가 있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방치한다면, 더 심한 영구적 장애를 남기는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뇌졸중의 발생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위험인자’ 조절=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대상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유질환자다. 뇌졸중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진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 및 운동부족 등은 뇌경색의 발생 및 재발을 잘 일으킬 뿐만 아니라 심장동맥질환의 발생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혈압은 뇌경색, 뇌출혈의 원인으로 뇌졸중 환자의 70%에서 고혈압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 4~5배 정도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다. 뇌졸중의 발생 및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 생활요법 등을 통한 적절한 혈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대한고혈압학회의 2013년 진료지침 정의에 따르면 고혈압은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 또는 확장기혈압 90mmHg 이상으로 정의하며, 수축기혈압과 확장기혈압 모두 120mmHg와 80mmHg 미만일 때를 정상혈압으로 정의한다. 급성기를 지난 허혈성 뇌졸중 환자들은 140/90mmHg 미만, 당뇨병 환자들은 140/85mmHg 미만으로 혈압을 유지해야 하며 적절한 약물요법과 함께 식이제한, 체중감량, 금연, 운동, 절주 등의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당뇨병은 허혈성 뇌졸중의 발병위험을 1.8~6배 증가시키며, 혈당이 높을수록 뇌졸중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55세 이하의 젊은 연령에서는 당뇨병이 있는 경우 뇌경색의 위험이 10배나 증가하고, 60~80%의 당뇨병 환자가 뇌졸중이나 심장동맥질환으로 사망한다. 당뇨병이 있으면 급성뇌경색의 치료를 위한 혈전용해술 효과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출혈 부작용도 더 빈번히 관찰되는 경향이 있다. 당뇨병은 앞서 말한 허혈성 뇌졸중의 원인인 ‘동맥경화’의 원인이 된다. 당뇨병은 염증증가, 응고장애, 혈관내피세포기능이상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죽상경화증을 악화시킨다. 당뇨병 환자는 철저한 혈당조절뿐만 아니라 혈압 및 고지혈증 등 다른 뇌경색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고지혈증은 전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저밀도 지단백이 일정 수치 이상인 경우를 말하는데, 이는 혈액 자체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신호이므로 혈관에 영향을 주어 뇌경색 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즉, 심뇌혈관질환 등을 예방하려면 고지혈증 수치를 낮추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 죽상경화질환에 의한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고지혈증 치료기준은 저밀도 지단백질을 100mg/dL 이하로 유지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생활방식 변경, 식이요법, 약물 등이 고려될 수 있으며, 약물의 경우에는 스타틴 사용이 추천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른 뇌졸중의 치료 및 검사= 만약 문제가 발생하여 응급실에 도착하게 되면 의료진은 병력을 우선 청취한다. 증상의 발생 시점과 과거력을 확인하며 뇌졸중에 관한 검사를 시행한다.

    검사에는 뇌CT검사, 뇌MRI검사 및 MRA검사, 혈관조영술 등이 있다.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에는 혈전용해제나 혈전제거술을 받음으로써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치료는 사용이 가능한 환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부분 뇌경색 환자들은 급성기에 혈소판 기능을 억제하는 항혈소판요법과 혈액응고과정을 억제하는 항응고요법 같은 항혈전요법을 치료받게 된다.

    출혈성 뇌졸중 치료에는 혈관내 수술(코일색전술, 혈전제거술), 개두술 및 클립결찰술, 방사선 수술 등이 있다. 뇌졸중의 발생 부위 모양과 크기, 환자의 상태와 연령 등에 따라 치료법은 달라진다. 가령, 뇌동맥류 크기가 작다면 혈관 내 색전술을 시행해 최소한의 절개로 병변을 치료하고, 뇌동맥류 크기가 크다면 혈관 내 색전술로는 치료가 어려우므로 개두술 후 클립결찰술을 시행할 수 있다. 개두술은 두부를 절개하는 부담이 있지만, 재발률이 낮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방사선 치료는 뇌동정맥기형 등 뇌 깊숙이 위치하여 수술적 제거가 불가능한 경우에 시행한다.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 4.5시간’= 허혈성 뇌졸중인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골든타임은 4.5시간이다. 비가역적으로 신경세포나 조직이 손상되기 전에 혈액을 다시 공급해주는 치료가 가능한 시간이다. 급성 뇌경색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재관류 치료로는 정맥 내로 혈전용해제와 같은 약물을 투입하여 혈전을 용해하거나 기구를 뇌혈관 내로 넣어 혈전을 끄집어내는 시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재개통하는 방법이 있다. ‘정맥 내 혈전용해술’을 통해서는 증상 발생 후 4.5시간까지, 혈전 제거 기구를 이용해서 직접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제거술’을 통해서는 최장 6~12시간까지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시간이 더 지나면 신경세포와 조직이 손상되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단, 골든타임은 뇌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다. 뇌혈관이 막히는 순간 뇌 손상은 시작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손상이 심해지며 회복될 확률이 낮아진다. 뇌를 최대한 건강하게 보전하려면 뇌경색 발생으로부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병원에 오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뇌졸중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뇌졸중 증상이 있다가 사라지는 ‘일과성허혈발작’의 경우에도 급성 뇌경색으로 이어질 확률이 10% 이상이므로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하더라도 되도록 빨리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호성희 창원한마음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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