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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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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집에서 편하게 케어 받는 ‘방문요양’

신민교 (희연병원 복지사)

  • 기사입력 : 2023-02-27 08: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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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 민 교 희연병원 복지사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생명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녀 평균 기대수명은 83.5세에 이르고 늘어난 수명만큼 노후에 겪게 되는 투병기간도 길어졌다. 이에 따라 2008년 7월 노인의 일상생활 자립을 지원하는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처음 도입됐다. 노인 장기요양 등급을 받아 내 집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는 재가급여(3~5등급),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여 케어 받는 시설급여(1~2등급), 가족요양비나 간병비 지원을 받는 특별현금 급여 등 범국가적 차원의 케어를 받는 노년층이 크게 늘어났다.

    늘어나는 노령인구에 대한 대책으로 실버타운, 요양원 등의 입소시설이 각광받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이후 꼭 시설에 가지 않더라도 방문 돌봄 제도를 통해 내 집에서도 전문적인 케어가 가능하고, 정책상으로도 시설 입소보다는 전문가가 직접 이용자를 찾아오는 재가급여를 권장하고 있다.

    방문요양은 방문간호, 방문목욕,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등과 함께 재가급여의 하나로 자격을 갖춘 전문 요양보호사를 각 가정으로 파견하여 공단에 통보한 급여시간과 급여 제공계획서대로 재가 노인을 돌보는 시스템이다. 필자의 센터에도 방문요양이 아주 활성화되어 있는데 현재 서비스를 받고 있는 가정을 방문해보면 이용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어르신은 내 집에서 편안하게 가족들의 관심을 받으며 평소와 같이 지낼 수 있고, 간병에 서툰 보호자는 교육받은 전문 요양보호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옛말에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지극한 효자라고 해도 부모 간병기간이 길어지면 지치게 되고 이로 인해 간병을 소홀히 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는 간병하는 자녀가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간병이 언제 끝날지 기약 없기 때문이다. 부모를 향한 효심에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간병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부, 형제 등 가족 간의 불화가 생기는 경우도 많고, 마냥 간병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정신적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 결국 주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된다.

    이렇듯 고령인구의 증가는 한 가정의 문제로 치부될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함께 생각하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령인구 증가와 이로 인한 노인성 질병은 국가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다행스럽게도 치매는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으로 현재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내 집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늙고 병약해졌지만 마지막까지 나의 잔존기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좋은 프로그램과 전문가의 돌봄, 또 가족들의 관심을 받으며 ‘내 집에서 나다운 삶’을 영위하고 인간답게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어나는 노령인구의 증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가정에서 짊어지게 될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고 환자가 익숙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방문요양 제도가 더욱 활성화되고 알려지기를 바란다.

    신민교 (희연병원 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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