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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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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비만 여든까지 안 가려면…

도내 소아·청소년 비만율 매년 증가
주 3일 고강도 신체 활동도 감소 추세
비만도 ‘질병’… 예방·치료 꼭 필요

  • 기사입력 : 2023-02-15 0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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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히 농담 삼아 ‘세 살 비만 여든까지 간다’고들 한다. 그런데 이는 임상적으로 입증된 말이다. 통계에 따르면 소아·청소년(12~18세) 비만의 24~9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코로나19 유행 이후 소아·청소년들의 과체중 및 비만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한동안 원격수업으로 집, 학원, 독서실 등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던 것이 직접적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소아·청소년의 비만 역시 ‘질병’이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

    ◇도내 소아·청소년 비만 실태=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학생 건강검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생 중 비만 학생 비율은 2019년 25.8%에서 2021년 30.8%로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 3~4명 중 1명은 과체중 및 비만 문제를 겪고 있는 셈이다. 경남도 예외는 아니다.

    청소년 건강 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남의 청소년 비만율(체질량지수인 BMI가 95 이상인 경우로, 자신의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눠 계산)은 2016년에는 9.7%였던 것이, 2017년에는 10.2%, 2018년 11.0%, 2019년 11.1%, 2020년 11.6%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2021년에는 14.3%로 도내 청소년 비만율이 매우 증가했다. 과체중(BMI가 85~95인 경우)인 경우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6~2017년 9.2%, 2018년 9.3%, 2019~2020년 10.1%, 2021년 10.5% 등으로 매년 오름세다.

    반면 신체활동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주 3일 이상 고강도 신체활동 실천율(최근 7일 내 20분 이상 신체활동을 한 날이 3일 이상인 비율)은 2016년에는 36.1%, 2017년 36.7%, 2018년 37.7% 등으로 증가하던 것이 코로나가 시작하던 시기인 2019년에는 33%로 대폭 감소했으며 2020년에는 29.5%로 떨어지다가 2021년에는 31.4%로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내 청소년들의 식습관에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을 조사한 결과 2016년에는 15.5%, 2017년 18%, 2018년 20.4%, 2019년 24.5%, 2020년 23.9%, 2021년 24.3% 등으로 조사됐다. 이런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는 결국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내 소아·청소년 중 당뇨병을 앓고 있는 학생은 지난 2020년에는 191명이었지만 2021년에는 188명, 2022년에는 24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체계적 건강관리 교육= 경남교육청은 최근 소아 및 청소년들의 비만율 증가에 대해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지난해 말 ‘건강한 체중 관리 교육자료’를 개발했다. 아동·청소년기는 성인과 달리 신체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로,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영양 공급과 운동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초등학교 저·중·고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5개 급별을 구분해 ‘건강한 체중 관리 교육 체계표’를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수업자료를 배포하고 일선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이 건강한 체중 관리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또, 건강 체력 교실 중점 운영학교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비만 및 저체중 학생과 PAPS(Physical Activity Promotion System: 학생건강체력평가제) 4~5등급 학생을 대상으로 체력 증진과 정상체중 유지를 위해 학교별 특성에 맞춘 다양한 체력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 체력 단련 프로그램 운영으로 대상자들에게 체육교사가 직접 지도하거나 목표나 과제를 제시하고 영상과제를 단톡방에 공유하는 등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정통신문을 통해 가정에서도 자녀의 건강한 체중 관리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정화 경남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장은 “최근 소아·청소년의 과체중 및 비만 문제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장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다”며 “경남교육청에서 관련 논문과 연구자료 분석을 통해 교육자료를 개발한 만큼 이를 통해 교사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고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비만… 모두가 관심을=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성인 비만과는 달리 지방 조직 세포가 증가해 체중 조절이 어려운 특징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소아 비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요구된다. 인스턴트 식품 등 단순히 열량이 높은 음식들은 필요한 영양소도 제공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아이의 살을 찌울 수 있다. 소아 비만인 경우 무리하게 체중 감량을 할 경우 성장을 방해받기 때문에, 아이의 성장을 도우면서도 비만을 조절할 수 있는 식사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소아·청소년 사이에서는 비만, 고지혈증이 계속 늘고, 20대에서는 당뇨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며 “지금도 매일같이 키 150~160㎝에 몸무게 100㎏이 넘는 아이들이 병원에 찾아온다. 이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의 시작은 아이 자신도 노력해야 하지만 우선적으로는 부모와 그 가족, 또 그 아이를 둘러싼 환경, 학교나 사회에서도 시작돼야 한다. 지금이라도 빨리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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