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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인복(人福)과 인덕(人德)- 박동규(경상대 링크3.0사업단 교수)

  • 기사입력 : 2022-11-03 1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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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복과 인덕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인복’은 주로 내가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이나 능력 있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표현하는 말로써 어느 정도 타고나는 측면이 있다고 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나 곤란함을 겪게 마련이다. 그렇게 어려움에 부딪힐 때 일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나서 일을 잘 처리해 준다면 ‘인복이 있다’라고 할 수 있다. ‘인복이 있는 사람’은 유능한 사람 지원 덕분에 사업상 곤란할 때나 성장할 때 잘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인덕’은 주위에 능력 있거나 필요한 사람이 와서 오랫동안 머무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덕은 사람이 머물게 하기 때문이다. 능력 있는 사람이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거나 곧 떠나가는 것과 능력이 있는 사람이 꾸준하게 모여 오랫동안 함께 계속 발전해 나가는 것은 대체로 ‘인덕’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후자의 경우 ‘인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진주에 중소기업을 창업하여 한창 규모를 키워나가는 사장님이 있다. 지방의 작은 기업임에도 유독 유능한 분들이 많이 모여들고 훌륭하게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비결을 물었더니 ‘좋은 분을 많이 만나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인덕과 인복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세히 물었더니 한참을 생각하다가 본인이 인덕이 좀 있는 것 같다고 겸연쩍게 말했다. 좋은 사람과 인연이 맺어지고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이 발전의 원동력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한번 온 인연들이 떠나지 않고 꾸준하게 인연을 이어가는 것은 덕이 있기 때문이다. 옛말에 복은 검소한 데서 생기고 덕은 겸양에서 생긴다고 했는데 오래 살펴보니 복은 ‘베풂’에서 생기고 덕은 ‘상대의 어려움을 헤아림’에서 생기는 것 같다.

    요즘은 사람이 점점 귀해지고 있다. 대학 입학자 수도 급감하고, 중소기업도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그동안의 성장과 이익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사람과 행복 중심으로 가치를 전환하는 때가 되어가고 있다. 대학도 기업도 같은 고민을 안은 지금, 같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상황에 잘 대처하고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박동규(경상대 링크3.0사업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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