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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에너지믹스와 원전- 정필승(인제대 미래에너지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10-11 19: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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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소중립 혹은 넷제로(Net-Zero)라는 단어는 최근 들어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익숙한 것이 됐다. 탄소중립이라는 말은 우리가 속해있는 생태계를 고려한다면 생물들의 대사 과정이나 제품의 생산 공정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자연 혹은 인위적으로 처리되는 양이 균형을 이루는 경우를 말한다.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현 상황은 이러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과 소모량이 불균형과 이로 인한 지구 평균온도 상승과 예측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 볼 수 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주간지인 The Economist는 기후 예측을 통해 지구의 평균온도가 3℃ 이상 상승하게 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거론하며, 전 세계에 빈번해진 자연재해, 홍수 및 해수면 상승과 생태계와 연계된 식량 및 자원문제와 더불어 이로 인한 인구의 대규모 이동 및 사회문화적 갈등을 보도한 적이 있다.

    이 외에도 국내외 많은 매체를 통해 앞으로 현실화될 수 있는 기후 재앙에 대해 묘사하는 영화들도 요즘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탄소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환경적 우려를 반영해 국가별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경우 우리나라는 40%로 상향 조정했으며, 미국 50%, 유럽연합 55%, 영국 68%, 일본 46%로 각각 상향 조정하며, 세계 130여개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포함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점진적으로 확대 및 추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는 에너지믹스에 대한 재정립 차원에서 올해 7월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정부에서 확정했으며, 안정화된 재생에너지 전력망 구축 및 분산형 에너지 보급에 발맞춘 직접전력거래 범위 확대 등 전력시장 구조 개선과 더불어 원전 비중 30% 확대 및 재생에너지 비중 조정에 대한 에너지정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들 중 원전 비중 조정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과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최근 유럽연합의 분류 체계에서 원자력 발전 활용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에도 나타나고 있으며, 일본 및 중국의 경우 원전을 에너지믹스 정책의 일부로서 확대 혹은 재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 및 영국과 같은 원전 유지 및 단계적 축소를 고려하는 국가들 역시 원전 신축에 대한 계획을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다수의 국가가 원전을 에너지 믹스 계획에 어느 정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여파와 우려가 잔존하고 있는 현 상황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믹스의 한 부분으로서 원전을 활용하는 정책의 방향은 신재생에너지의 지역적 활용성 편차와 전기료 상승 문제와 같은 한계성을 반영한 움직임이라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지난 수년간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10%가 되지 않은 현 실정을 고려한다면 우리의 에너지 계획에서 최소한 중단기적으로 이를 보완할만한 에너지 발전 대안은 분명히 고려돼야 한다.

    일부 선진국들의 경우 원전 가동기한 갱신을 비롯해 안전성을 확대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대한 정책을 계획하고 있으며, 폐연료봉 등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처리 방안을 모색하는 등 원전산업에서 신뢰성 확보에 대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에너지믹스라는 개념은 에너지전환의 과정에서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요소들의 기술적인 성숙도와 사회적 영향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적절한 조합을 발견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원전이 에너지 믹스 정책의 주요 요소로서 고려된다면, 이에 대한 실존하는 우려를 해소하는 요소, 그리고 이를 기술 및 정책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세부 계획이 면밀히 검토되고 정책에 반영될 때, 사회적인 동의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필승(인제대 미래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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