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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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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육은 아무나 하나-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2-10-11 19: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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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의 900만이 넘는 학생, 50만이 넘는 전문직 교원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입안하고 지도 감독하는 교육부장관 및 수뇌부를 비전문가로 조직해 윤 대통령은 혼란스러움을 경험했다. 중요한 교육부장관 자리를 2개월 만에 3번째 내정을 했다고 하니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교육은 국가 미래의 운명인 백년대계가 필요한데 교육을 일반 행정과 같이 규범적으로 생각하고, 평생 정의와 공정에 몸이 굳은 대통령도 교육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임명장만 주면 아무라도 교육은 하겠지” 하는, 사람을 믿는 착각된 사고를 가진 것 같았다.

    교육부는 얼마전 초등학교 입학 하향화 때문에 전국의 학부모 교원 및 시민 단체들에게 몰매를 맞는 수모(受侮)를 당해 교육부 무용론까지 나왔다. 교육 정책은 이해 관계자가 많아 정책 하나 하나가 예민한 사항인데 정책 입안자들이 비전문가라서 그럴까 하는 비판의 소리도 많았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까지 다운돼 심각할 정도다. 80년 가까이 유지해온 학제까지 개편하려는 중차대한 정책을 하루아침에 바뀌려는 실수를 저질렀다. 대통령이 후보 시절 교육부 기능 축소 등의 몇 마디에 각 부처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교육부의 조직 및 인사 쇄신안과 국정 과제에 없던 내용을 장관의 의지가 담긴 초등 입학 연령 하향화를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가 전 국민이 화들짝하자 35일 만에 없었던 것으로 한다며 사표를 내고 물러 섰다. 옳은 참모는 대통령의 명령이라도 NO와 YES를 분명히 해줘야 할 것이다.

    이런 중차대한 문제는 많은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여론 수렴과 공론화를 거쳐 여론이 거의 정점에 이를 때 추진해야 할 텐데 너무 서두른 감도 없지 않았다. 초등 입학 연령 하향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이번 일로 인해 교육에 역영향이 올까봐 걱정도 해본다. 어린이들의 정신·신체적 연령이 빨라지는 것을 거역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도 여론의 수렴화 과정을 거치면 얼마든지 하향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방법적으로 너무 다급하게 밀어 붙였다가 낭패를 당하고 말았다.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교육정책을 추진하려 할 때 해당 수뇌부들이 다양한 경험자였으면 이번과 같은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대통령실의 교육비서관이 입학 하향화에 관한 쪽지를 건네다 기자들의 카메라에 잡힌 웃지 못할 난센스도 있었는가 하면. 뒤늦게 총리도 모든 정책은 여론 수렴과 공론화 후에 정책을 입안하라는 지시 등은 버스는 떠났는데 손 드는 격이었다. 우리의 교육열은 어느 나라 보다도 높다. 학부모들은 자식들의 교육 문제만은 목숨을 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는 교육만이 살 길이다. 지금의 입학 전 어린이들이 20~30년 후면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인재가 되고 세계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큰 희망을 이해한다면 교육의 수뇌부만큼은 교육학자나 유경험자를 임명하고 교육정책은 다양한 방법으로 여론을 수렴하고 신중하게 다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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