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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개천에서 龍났다-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2-07-20 20: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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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 1일은 전국의 지자체 단체장 취임식을 갖는 날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제38대 경남 도지사 취임식에 700여명의 참석자 행운의 추첨에 당첨돼 참석을 했다. 대중 버스를 타고 도청 정문 앞에 내리는 순간 촌로(村老)를 비롯해 몸뻬부대 아줌마, 학생, 군인, 화이트칼라 등 각양 각층의 참석자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을 보고 과연 도백(道伯)의 취임식 날인지 의아심이 갈 정도였다. 강당 입구에서 나눠 주는 취임사와 일정표를 보고 있는데 참석자들의 잡담 속에 신임도지사가 깐깐하고 똑똑해서 직원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을 듣고 도청 내에도 새바람을 예상할 수 있었다. 행사는 군더더기 없이 40분 만에 끝났다. 정확한 행사 진행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취임사는 나눠 준 유인물로 각인이 되도록 잘 했지만, 특히 원고에도 없는 소통을 위해서는 직접 확인하고 앞장서겠다는 도정, 전국에서 제일 잘사는 경남도를 만들어 놓고, 웃으면서 명품 도지사로 퇴임하겠다는 말에 박수 갈채를 받았다. 특히 도지사가 하는 말이 옆집 아저씨 같았고 때묻지 않은 순수한 촌로와 같은 사투리와 억양에 정감이 갔다. 취임사가 인상이 깊어 선거 홍보물과 도지사 홈피를 보고 더욱 놀랐다. 통영 도산면의 작은 부락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오후에는 쇠꼴먹이는 일이 자기의 과업이었던 소년이 공고를 졸업하고 마산 수출자유지역에서 주경야독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남도에 첫 발령을 받아 20년 만에 도백으로 금의환향한 입지적인 인물이다. 시골 고향에는 개천에 龍났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고 한다.

    속담에 개천에 龍났다는 말은 아주 가난하고 열악한 가정에서 갖은 고생을 하면서 시험에 합격하거나 높은 지위에 성공한 사람을 칭하는 말이다. 요즘 우리 교수나 지도자들은 부모의 재력과 권력이 뒷받침이 되는 금수저가 돼야 성공한다는 이론을 펴고 있다. 이것은 발에 안맞는 신발을 신는 격이고 젊은이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금수저에 금수저가 난다는 근거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나라는 오랜 역사 속에서 길들여 왔지만 우리는 이런 나라와는 모든 여건이 다르다.

    수백만이 넘는 우리 젊은이들이 오늘도 서울 관악 고시촌이나 사찰 및 노량진 학원가에서 개천의 龍이 되기 위해서 정부의 정책에는 아랑곳없이 오늘도 무더위와 주야를 가리지 않고 꿈 실현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국가는 龍꿈 후보자들에게 정책적으로 꿈을 더 넓혀 줘야 할 것이다. 주경야독을 해 큰 꿈을 이루려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개천에 용이 되기를 기원하며 꿈과 용기의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입지적인 인물인 박완수 도지사는 성공한 개천의 龍이 도민을 위해 신발이 닳도록 봉사를 하고 특히 젊은이들에게 용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많이 줘야 할 것이다.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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