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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더 많은 ‘영우’를 세상 속으로- 김종민(지방자치여론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07-19 20: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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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폐 스펙트럼’은 심리적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자기 내면세계에 틀어박혀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하는 특징이 있다. 다른 사람과 눈 맞춤을 거의 하지 않거나 너무 빤히 쳐다보기도 한다. 말의 높낮이·억양이 단조롭거나 독특하고, 특정 행동이나 말을 반복하거나 상대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고, 특별한 주제나 특정 사물에 집착하기도 하며, 상대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천재적인 두뇌로 변호사의 꿈을 이룬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유명 로펌에 채용된 그는 빛에 민감해 안대를 끼고 잠을 자고 소음에 민감해 밖에 나갈 땐 헤드폰을 끼며 사람들과 제대로 눈도 마주치지 못하지만,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진실을 밝히는 정의로운 변호사의 길을 꿋꿋이 가고 있다.

    ▼영우는 사실 사회생활에 치명적인 약점들을 가지고 있다. 160이 넘는 IQ로 엄청난 양의 법조문과 판례를 정확하게 외우는 기억력과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강점을 지녔지만, 예민한 감각으로 인해 수시로 불안해하고, 몸을 마음대로 다루지 못해 걷기·뛰기·신발 끈 묶기·회전문 통과 등에 서투르며,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주제를 벗어난 엉뚱한 말을 갑자기 늘어놓기도 한다.

    ▼자폐 장애인인 영우가 성공적인 변호사의 길을 걷기까지는 많은 조력자가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우를 뒷바라지한 미혼부 아버지, 영우의 반복되는 기행에도 사려 깊게 돌봐주는 동료, 바르고 공정하며 편견 없이 영우를 대하는 상사 등. 영우는 그들 덕분에 한 단계씩 성장한다. 하지만 영우와 달리 현실 속 장애인들의 삶은 녹록지 않다. 내 주변 또 다른 영우가 있다면 드라마 속 가족, 동료, 상사처럼 그의 말에 귀기울여주고 회전문을 통과할 수 있게 응원하자. 더 많은 영우가 세상 속으로 나올 수 있도록.

    김종민(지방자치여론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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