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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치매환자 실종사건을 보면서- 김현수(밀양경찰서 역전파출소장 경감)

  • 기사입력 : 2022-04-21 20: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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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보니 치매환자가 집을 나가 소식이 없다는 신고를 자주 접하면서 행정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며칠 전 파출소 인근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는 65세의 치매 환자분이 새벽 일찍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실종 신고를 접수, 100여명의 경찰관과 119구조대, 마을 주민 등이 나와 환자의 동선을 확인하고 찾아 나서는 등 하루 종일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실시해 집을 나온지 12시간 만에 환자의 집에서 약 4㎞ 떨어진 시골 야산 중턱에서 수색팀에 의해 발견, 요양보호사에게 무사히 인계한 것을 되돌아 보면 치매라는 병에 대한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치매 환자의 경우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과거에 대해 모든 기억이 감퇴하고 머릿속이 텅 비워져 언어 능력이 단순해지며 일정한 시공간 파악 능력 저하 등이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누군가 옆에서 집중 관리를 하지 않으면 엄청난 후유증이 발생하는 무서운 병이다.

    특히 가족이 직접 돌보지 못하고 가정에서 혼자 방치돼 생활하는 환자의 경우 자칫 화재, 낙상, 가출 등 사건, 사고의 발생 우려가 많아 재산적 손실과 많은 인력 동원에 따른 인력 낭비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기고 요양보호사 등 사회복지 제도를 통한 일정 시간 돌봄제도의 경우에도 직접 돌보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무방비 상태가 됨으로 인해 사건, 사고가 발생될 소지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번 실종 사건의 경우에도 가족 보호자가 없는 환자로 요양보호사가 관리하면서 보호사의 돌봄 시간 이외의 빈틈에 가출해 실종된 것으로 돌봄 제도의 허점이 드러난 사례로써 이를 보완할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치매환자 72%인 52만여명이 가정에서 직접 돌보고 있어 이에 따른 부작용과 함께 치매 정책 개선 시급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회적 약자 및 환자들에 대한 지원 사업이 잘 시행되고 있다고 하지만 자세히 들려다 보면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으며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파장이 발생될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치매환자의 관리는 경찰과 사회적 약자 보호 관서인 행정과의 유기적인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치매환자를 제도적으로 관리치 못하고 방치함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교통사고, 화재사고, 실종사고 등 대형사고의 위험에 노출됨에 따라 환자의 조기 발견과 지속적 관리를 통해 사고의 위험성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노인 인구 급증에 따른 치매 환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으로 법적,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며 치매환자의 조기발견과 치료 및 관리 방법을 좀더 세밀하게 연구하고 이에 따른 예산을 증설해 기본적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시스템 보강이 꼭 필요하다.

    김현수(밀양경찰서 역전파출소장 경감)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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