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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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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상안정과 부동] 병 부르는 ‘침대 콕’… 움직여야 산다

오래 움직이지 않으면 질병·외상 악화되기 쉬워
만성 질환자나 장애인·노인은 특히 위험
대표적인 합병증은 근골격계 기능 저하

  • 기사입력 : 2022-04-10 21: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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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상안정과 부동(不動, immobilization)은 외상과 및 각종 질환의 환자들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침상안정과 부동이 손상받은 신체 일부의 급성기 치료에는 효과적이지만, 오래 지속될 때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희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이승재 부장의 도움을 받아 침상안정과 부동에 대해 살펴본다.


    ◇부동으로 인한 문제들= 부동으로 인해 초기 질병이나 외상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으며, 초기의 문제보다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장기간의 침상안정, 마비, 석고붕대(cast)로 인한 신체 일부의 부동, 관절 강직이나 통증으로 인한 움직임의 제한, 신경정신과적 질환, 감각의 소실 등 여러 상황에서의 부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만성 질환자, 장애인, 노인들이 특히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이들은 이미 생리적 기능이 상당히 저하되어 있으므로 부동으로 인한 추가적인 기능의 저하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어떠한 원인이든 간에 환자가 신체 부위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경우 기능의 저하는 필연적이다. 국소적인 관절의 구축과 근육의 위축에서부터 심혈관계통 및 내장 기관의 약화에 이르기까지, 침상안정으로 인한 2차적인 건강 상태의 악화는 매우 다양하며 광범위하다. 따라서 과거와는 달리 현재의 의사들은 허리 통증 환자나 심근경색 환자, 각종 수술 후 환자 등에게 무조건적인 절대 안정을 처방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골절 부위의 유합을 위해서나 낙상의 우려 등 불가피한 요인으로 신체 움직임을 제한하는 경우는 여전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근감소증·골밀도 감소= 부동으로 인한 대표적인 합병증은 근골격계 문제이다. 근골격계에 대한 부동의 영향은 크게 근감소증과 골밀도의 감소, 관절 및 주위 연부조직의 구축으로 나타난다. 근골격계의 기능 저하는 낙상으로 인한 부상과 2차적인 이동 능력의 감소, 일상생활 의존 등을 일으켜 부동을 증가시키고 후유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부동이 지속되면 가장 확실하게 예측되는 결과는 근력 및 지구력 저하이다. 완전한 휴식상태의 근육은 매주 10~15%의 근력저하가 일어나고 3~5주 후에는 정상근력의 거의 절반 정도가 사라지게 된다. 근육에 대한 자극의 감소는 근육량의 감소와 근력의 저하를 가져온다. 부동으로 인해 약화된 근육에 적절한 부하가 다시 주어질 경우 천천히 회복될 것이나, 활동의 감소가 계속 유지되는 경우 전형적인 이차성 근감소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전신적 근력 약화는 일상생활 및 직업활동은 물론 계단 오르기, 심지어 걷기조차 어렵게 한다. 게다가 저사용으로 인한 근력 약화는 회복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저사용으로 인한 근력 약화는 최대하운동(최대치의 65~75%) 시행 시 주당 6%의 비율로 회복되기 시작한다.

    뇌졸중 등에서 올 수 있는 경직성 마비 또는 부목 등으로 인해 사지가 부동인 환자의 경우는 근위축의 정도가 덜하며, 이는 대략 30~40% 정도이다. 근위축, 근력저하, 지구력 저하는 환자의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조절능력의 저하를 야기시키게 된다.

    또한 단순히 체중 부하만을 박탈한 경우보다는 관절의 움직임을 고정한 경우에 근위축이 더욱 심하게 발생할 수 있고, 관절 고정 시 근육을 중립위나 신전 위치에 두지 않고 단축된 상태로 고정하는 경우에 더욱 심한 위축을 생긴다.

    구축에 대한 처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움직이지 않는 관절의 위치를 주기적으로 변화시키거나, 관절운동을 매일 두 번 이상 시행하고, 적절한 자세 유지가 안 되는 관절에 고정 부목(resting splints)을 적용하면 관절구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초기 안정화 시기가 지난 이후에는 조기 활동(early active mobilization)을 시작하는 것이 구축 예방에 효과가 있다.

    부동은 뼈에도 영향을 미쳐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중력에 의한 부하 및 보행 시 전달되는 지면 반발력이 지속적인 부동으로 인해 사라질 경우, 뼈는 골흡수 쪽으로 균형이 기울어져, 골밀도가 감소하고 뼈에서 혈액으로 칼슘이 이동하며 고칼슘뇨증과 고칼슘혈증이 유발된다.

    장기적인 부동으로 인해 나타나는 뼈의 손실 과정은 처음에는 빠르게 일어나고, 12주부터 느리지만 장기적인 손실이 발생하며, 원래 질량의 40~70%가 되면 안정화된다. 골다공증은 척추, 대퇴골 및 요골 원위부의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능력 감소= 부동에 의한 심혈관계의 변화는 근골격계 못지 않게 운동능력의 감소에 영향을 끼친다. 운동의 부족으로 인한 말초혈관의 저항성 변화와 지속된 침상안정으로 인한 혈액 관류량의 변화는 체액 분포의 변화와 기립성 저혈압, 심박능력의 약화, 혈전색전증을 야기한다. 흔하게 마주하게 되는 기립성 저혈압은 심혈관계가 기립 자세에 정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3주간의 침상안정 시 발생하는데, 하지에 혈액이 과도하게 정체되고 순환 혈액량이 감소하는 것이 원인이다. 침상안정이 장기화된 경우 기립경사대(tilt table)가 필요할 수 있으며, 노인 환자의 경우 심혈관계를 재조정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침상안정 시에는 복부 내장기관의 압력에 의해 횡격막의 운동 범위가 저하되고 흉곽 팽창 용량의 저하를 가져온다. 이런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횡격막과 호흡 보조근의 위약이 초래되어 기침 등 필수적인 호흡기 보호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며 흡인 사고 및 호흡기 감염, 무기폐 등의 이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부동의 상황을 아예 만들지 않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조기 거동이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개별질환 환자 및 여러 정상인 연구 결과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적절한 조기 활동을 통해 부동의 폐해를 줄여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대안정의 시기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고 이후 관절가동범위 운동, 전기자극 치료, 호흡재활, 방광관리 등을 통해 부동의 합병증들이 최소화되도록 하여 조기 거동 및 조기 활동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질병 초기부터 부동증후군에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도움말= 희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이승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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