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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2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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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지구인의 블랙 코미디- 이주언(시인)

  • 기사입력 : 2022-01-23 19: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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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룩 업’이라는 영화를 봤다.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고 진실을 외면한다는 의미의 이 영화는 행성과의 충돌로 지구가 멸망하기까지 과정을 담고 있다. 그런데 위기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충격적이다. 멸망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세계 지도층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다.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인, 경제적 이익만 좇는 기업인, 그리고 그들의 말에 휩쓸리는 대중에게도 문제가 있음을 리얼하게 풍자하고 있다.

    이런 블랙 코미디는 영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우리에게도 시급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 그것은 이미 코앞에 닥쳤는데도 우리는 편리함이라는 달콤함을 떨치지 못한다. 오로지 인간의 편리와 풍요를 중심으로 과학을 발전시킨 결과다. 기후 이상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쓰나미와 대형 산불이 잦고, 빙하가 녹아 동토에 포집되어 있던 메탄가스가 새어 나올 위기에 있다고 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의 20~30배 정도의 온실효과를 낸다니 그리되면 온난화는 더욱 가속될 것이다. 과학 지식이 부족한 필자도 심각한 위기감이 느껴진다.

    지금은 생태계와 그 속의 모든 생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휴머니즘이 대세였던 시기가 있었다. 휴머니즘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휴머니즘만 생각한 것이 문제였다. 과학은 인간을 중심으로 발달해왔고 그 결과 오늘날 지구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휴머니즘까지 파괴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모든 생명의 세계는 거대한 연관의 체계 속에 있다. 생명체들은 공생의 거대한 그물망으로 연결돼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나의 그물코가 빠지면 연쇄적으로 다른 그물코가 풀리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자연을, 인간을 위한 도구로 보는 사고에서 벗어나고 탄소 배출도 급격히 줄여야 한다.

    약 두 달 전, 영국의 글래스고에서 세계기후협약이 열렸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거기서 어떤 협약이 있었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각 나라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것이다. ‘돈 룩 업’이라는 영화가 우리의 모습을 비춰준 거울이 아니길 바란다.

    이주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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