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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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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갑질이 아니라 갑값을 하자!- 장순향(창원문화재단 진해문화센터 본부장)

  • 기사입력 : 2021-10-27 20: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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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가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진실을 알아야 할 다른 사람의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속임수를 쓰면 그것은 공정함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연을 쫒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에서 아버지 바바가 아들 아미르에게 한 말이다.

    필자는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뉴스를 듣고 저녁에 잠 자기 전에도 뉴스를 항상 듣는다. 국정 감사 기간에는 뉴스가 더욱 재미있다. 이번처럼 대선 후보 토론회와 국감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절의 뉴스는 그야말로 볼거리가 흥미진진하게 많다.

    정치란 무엇인가?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은 “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분배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사회적 가치란 공익과 사익, 경제적 이익, 자유, 생존권 등 다양한 형태의 ‘이익’ 혹은 ‘권리’를 의미한다.

    1961년 12월 29일에 창단된 한국예총은 국가권력에 의해 기능하는 집합체였다. 1960년대에 예총을 통해 예술가들은 하나가 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군사정권의 미화와 예술을 통한 선전대로 앞장서기도 했다.

    1961년 5·16 군사정변이 일어난 후 5·16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와 시상제도 등이 신설되었다.

    예총의 출범은 정부가 예술계를 효율적으로 통제 관리하기 위해 기존 예술 단체를 통폐합한 조치였고, 당시 예술계는 해방 이후 체계를 잡지 못하여 갈등을 겪고 있던 처지라서 ‘통폐합’이 정권의 ‘통제’조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긍정적 의미에서의 ‘조직화’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공보부의 손으로 만들어지고 키워지기로 되었던 예총은 계획되었던 여러 사업이 예산관계로 실현되지 못하고 더욱 예총이 공보부(문체부)의 홍보사업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어왔고 권위마저도 상실했다는데 예총의 근본적인 결함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그러한 인식이 1970~1980년대 민주화의 바람이 이 땅을 휘몰아칠 때 예술인의 자존심 회복과 반 독재 민주화 운동을 벌였던 문예단체들이 하나의 조직 아래 결집한 것이 한국민예총이다. 민예총은 새로운 시대에 맞게 지역 분권과 자율적인 네트워크 조직으로 변모하여 출범 자체가 관 주도가 아니었기에 현재 각 지역에서 주요하게 자리매김하여 진보적 문예 단체로 명실상부한 문예조직으로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 반면 요즘 젊은 작가들은 동아리니 협회니 하는 조직에 얽매이려 하지 않고 홀로 예술 행위를 많이 하는 추세다.

    문화는 인류의 보편적 표현 방식이고, 위기의 시기일수록 예술가들은 창조적인 힘을 발휘한다. 이는 예술의 본질적 가치이다.

    1979년 영국 대처 정부 때 나타난 견해로 효율성, 수익성, 즉 관객 수, 자체 수입 등을 늘려 효율성을 높이면서 공공자원의 부담을 덜어 달라는 요구의 시대가 4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적 팬데믹 시대와 더불어 요구받고 있는 예술 경영은 참으로 그 위치가 곤혹스럽다.

    예술가들은 우리 사회가 미래를 위해 표현하는 방식을 미리 답하고 있다. 까다롭게 말하는 예술가와 어렵게 느끼는 관객 사이에 예술 경영은 소통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문화재단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세금으로 예술을 지원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예술가들에게 생각하고 질문하는 역할을 시스템적으로 위임했기 때문이다. 팬데믹 시대는 분명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한다. 규제 혁파, 지역 특성화로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더 많은 고민과 더 좋은 해법을 찾는 노력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자아의 회복이 필요하고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조직 운영 및 관리, 공공 부문의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체적 자아를 보유한 혁신 리더가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갑질이 아닌 갑‘값’하는 지도자를 요구한다.

    장순향(창원문화재단 진해문화센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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