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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백창대(밀양교육지원청 행정·시설활동지원팀장)

  • 기사입력 : 2021-09-16 20: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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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 세계를 바이러스가 점령했다.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뻐기고 교만해 하던 인간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한갓 미물인 바이러스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사라질 기미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교만함을 꾸짖는 조물주의 준엄한 회초리일까. 코로나 이전의 삶을 반추해 본다. 우리의 삶은 늘 고달팠고 팍팍한 일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우리가 살아왔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톨스토이는 그의 단편집 〈세 가지 질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기억하시오,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이고,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함께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오”라고. 그러면,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먼저, 가족의 소중함이다. 코로나19는 우리 모두를 흩어지게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어 버렸고 부모나 가족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심지어 부모마저도 확진이 되면 요양원 면회도 못 하고 명절이 되어도 만날 수 없었다.

    두 번째로, 일상의 소중함이다. 딸아이는 올해 대학생이 되었지만 새내기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나 학과의 MT도 없었다. 친구도 사귀고 같이 캠퍼스의 낭만을 즐길 거라는 어쩌면 당연한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어쩌다 한 번씩 대면 수업이 있는 날이면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을 한 채 어색한 친구들을 만나야 했다. 3월의 대학교 캠퍼스는 낭만을 꿈꾸며 호기심과 어색함으로 삼삼오오 다니는 새내기들의 천국이 아니던가. 코로나19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세 번째로, 지구의 소중함이다. 코로나19는 어쩌면 기후의 위기이고 환경파괴의 결과물이 아닐까?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활동이 멈추는 순간, 지구는 살아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최근 ‘생태환경 교육의 대전환’을 주창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육계에 신선한 나비효과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것의 소중함이다. 가족, 건강, 사랑, 희망, 꿈 등 사람마다 소중함의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겠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소중한 것을 얼마나 소홀히 하였고 무시하였는지 일깨워 주고 있다. 소중한 것을 빼앗긴 지금, “당신은 호미를 쥐고 부드러운 흙을 팔목이 시도록 매고 땀을 흘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 시인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희망을 노래한다.

    백창대(밀양교육지원청 행정·시설활동지원팀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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