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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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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다락방으로 초대합니다”

경남도립미술관, 함혜경 작가 ‘싱글채널비디오’
10월 10일까지 5개 영상 66분간 연속 상영

  • 기사입력 : 2021-09-13 11: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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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는 일 대부분이 하찮게 느껴지던 시절, 모든 게 의미 없다고 말하던 시절, 그래도 사람들은 일광욕을 했다. 나는 해변에서 일광욕을 한 적이 없다. 대신 집에서 창문을 닫고 낮잠을 잤는데, 덕분에 시간이 잘 갔다. 그러다 해가 지고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면 밖으로 나와 거리를 돌아다녔는데, 거리를 돌아다니는 일은 나를 위로했다.’

    함혜경 작가의 싱글채널비디오 ‘평온한 섬’은 한 여성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영상 속 나레이터들은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나 외국인. 여러 언어를 빌어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라, 관객들을 향해 속이야기를 터놓는 듯하다.

    함혜경 작가 ‘모든 사람은 수수께끼(2019)’./경남도립미술관/
    함혜경 작가 ‘모든 사람은 수수께끼(2019)’./경남도립미술관/
    함혜경 작가 ‘벌이 없으면 도망치는 재미도 없다(2018)’./경남도립미술관/
    함혜경 작가 ‘벌이 없으면 도망치는 재미도 없다(2018)’./경남도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이 1층 영상전시실에서 팝업 형식의 싱글채널비디오 프로젝트 ‘일시중지, 되감기, 재생(PAUSE, REWIND, PLAY)’를 선보이고 있다. 경남도립미술관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싱글채널비디오 시리즈를 통해 비디오 아트의 속성을 실험적으로 연구하는 작가들을 소개해왔다. 이번 싱글채널비디오는 2018년 김송미 감독의 ‘낯설게 하기’ 시리즈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전시는 데뷔 후 싱글채널비디오만 고수해온 함혜경 작가를 초대했다. 작가는 다양한 장소에서 수집한 서사와 이미지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에 주목해왔다. 평소 “상상력이 개입될 수 있는 사람들의 풍경을 찍는다. 비디오와 관객의 거리를 가깝게 만드는 설치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온 바 있다. 주로 개인이 품었던 사적인 서사를, 텍스트와 내레이션을 직조해 비디오로 엮는다. ‘어둠이 사라지고(2016)’, ‘나의 첫사랑(2017)’, ‘벌이 없으면 도망치는 재미도 없다(2018)’, ‘모든 사람은 수수께끼(2019)’, ‘평온의 섬(2020)’ 등 총 5편이 66분간 연속 재생된다.

    함혜경 작가 ‘어둠이 사라지고(2016)’./경남도립미술관/
    함혜경 작가 ‘어둠이 사라지고(2016)’./경남도립미술관/
    함혜경 작가 ‘평온의 섬(2020)’./경남도립미술관/
    함혜경 작가 ‘평온의 섬(2020)’./경남도립미술관/
    함혜경 작가 ‘나의 첫사랑(2017)’./경남도립미술관/
    함혜경 작가 ‘나의 첫사랑(2017)’./경남도립미술관/

    박성환 학예사는 “코로나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관객을 위해 마련한 전시다. 언뜻 이어진 영상처럼 보이지만 작가의 삶, 글, 사진, 영화의 조각들을 이어 붙인 거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일 수도 있고,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미술관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각자만의 내밀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전 10시·11시 30분, 오후 1시·2시 30분·4시 상영되며, 회차별 최대 4명 입장이 가능하다. 전시 기간 중 경남도립미술관 SNS(@gam_art_museum)를 통해 작가와의 인터뷰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10월 10일까지.

    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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