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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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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 김영근(경영학박사)

  • 기사입력 : 2021-09-01 20: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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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은 “한 국가의 수출은 소수의 대기업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출 능력이 뛰어난 중간 규모의 기업이 많아야 한다”고 하였다. 독일이 세계 1위 수출국으로 부상하게 된 비결을 1000개가 넘는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 덕분이다.

    히든 챔피언은 세계 시장 점유율 상위(1~3위)이면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매출액 40억달러 이하의 글로벌 강소기업을 일컫는다.

    히든 챔피언들은 전문화된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유일무이한 제품을 고안해내고 혁신을 통해 시장 지배적 지위로 경쟁우위를 점한다. 전문화된 제품과 노하우를 글로벌유통 및 마케팅과 접목하여 최고의 품질을 추구하고, 가격보다는 가치 중심 서비스도 제공한다. 국가별 히든챔피언의 수를 놓고 보면 독일이 단연 압도적이다. 다음이 미국, 일본, 오스트리아 순이다.

    기업이 튼실한 성공 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혁신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닦아야 한다. 제조업 경쟁력이 강할수록 무역수지가 높다. 제조업을 등한시하고 서비스 산업에 치중할수록 국가 경쟁력은 낮아진다. 혁신력과 고객 접근성은 히든 챔피언의 최대 강점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수출국에 속하지만, 수출 구조는 독일과 정반대다. 삼성이나 현대 등 대기업이 난관에 봉착하면 수출에 큰 타격을 입는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강소기업으로 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히든 챔피언들은 성장과 시장 선도를 위해 환상과 이미지를 구매한다.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단지 높은 시장 점유율만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미래 선도형 설비투자와 글로벌 M&A는 필수다.

    예를 들어 볼품없는 남자가 완벽한 아내를 맞이하는 비결은 예비 장모님의 마음에 들게 노력하여 설득한 결과다. 즉, 상대만 바라보지 말고 히든 메이커(hidden maker)를 찾아야 함이다. 경영의 최고 가치 이념이 고객과의 관계다.

    히든 챔피언들은 25~50% 정도 고객서비스 업무에 집중하여 제품 혁신과 수요 친화적 방향에 몰입한다. 직원 수에 대비해 생산성이 높으며 성과 지향적이다. 이직률과 병가율(病家率)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세계 경제는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좋은 과학기술과 특허는 국경의 장벽이 없다. 이제까지는 효율성, 표준화, 내구성, 능률화를 강조해 왔다면 앞으로는 상상, 도전, 혁신의 소프트 파워를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 준비를 해야 한다. 상상의 혁신, 경제 창의력이 지배하는 세상 즉, 리스크 테이킹하는 아이디어로 무장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에도 많은 히든 챔피언이 탄생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어떤 분야건 독보적인 역량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한국형 히든 챔피언’도 될 수 있다. 자원은 유한하지만, 창의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김영근(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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