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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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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능금이 익어가는 계절이 오면- 권영수 (전 마산운수(주)관리상무, 경남 참사랑봉사회 회장)

  • 기사입력 : 2021-08-30 08: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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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여름은 한 달 이상 폭염이 계속됐다. 그로 인해 여섯 명이 목숨을 잃고 500여명의 온열 환자가 발생되기도 했다. 이 같은 폭염도 계절의 법칙은 어길 수 없나 보다. 절기상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도 지나고 처서를 맞이하니 한낮의 쨍쨍한 날씨 속에서도 아침저녁으론 제법 선선한 초가을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지난여름은 무더위가 길어진 데다 폭우와 폭염으로 채소와 능금(사과)값이 폭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필자는 능금이 발갛게 익어 갈 무렵이면 과수원 길을 찾아 어린시절 능금 밭에 대한 추억을 더듬어 본다. 나무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러 발갛게 익어가는 능금을 보면 농부들의 피땀 흘린 노고와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된다. 필자가 과수원 길을 걸으며 유년시절에 많이 불렸던 이영숙의 ‘가을이 오기 전에’란 노래가 절로 나온다. “지난 여름 /능금이 익어갈 때 /우리는 꿈꾸었지 /가을에 올 사랑을 /그러나 가엾은 /여인에 허무한 꿈 /능금이 빨갛게 익기도 전에 /사랑은 끝났는가 /풍성한 꿈에 계절 /가을이 오기 전에…”

    이 노래는 1968년 가수 이영숙이 불러 폭발적인 인기 속에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노래다. 그 당시 많은 청춘남녀들이 능금이 발갛게 익어가는 과수원 길 옆을 걸어가며 이 노래를 불러가며 사랑을 키워 왔다. 필자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객지에 나와 추석 명절 때마다 고향으로 내려갈 때 버스나 기차를 타고 과수원 지날 때마다 빨갛게 익어가는 능금을 유심히 바라보기도 했다. 그때부터 글을 쓰는 작가나 기자 그리고 세계를 탐구하는 꿈을 펼쳐왔다.

    성년이 되기 전부터 못 다한 글 공부를 해오면서 지도를 보고 세계 지리학 등을 탐독해 왔다. 그 후 세계 일부를 알기 위해 미국, 캐나다,일본 등을 견학하면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독학으로 공부 해오면서 언론매체 등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많이 부족 하지만 필자가 유년시절에 꿈꾸어 왔던 아마추어 작가나 기자 역할에 대한 꿈을 조금 펼쳐오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어머니의 치마폭에서 갓 벗어날 아주 어린 나이에 집을 뛰쳐나와 도회지에서 고아 아닌 고아로 전전하면서 생존법칙을 터득하면서 생일 없는 소년으로 성장해 왔다. 추석이나 가을이 되면 완행열차나 버스를 타고 고향 집에 내려갈 때 과수원의 능금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정류장에 잠시 정차를 했을 때 보따리 장사꾼들이 차창가에서 파는 5~10개들이 능금이 추석 선물로는 인기가 많았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이런 모습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지만 그래도 추석이 다가오면 여전히 어린 시절 능금에 대한 추억이 떠오른다. 여름은 각자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던 계절이라면, 가을은 각자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무언가 제 갈 길을 찾아가는 사색의 계절이라 할 수 있다. 가수 이영숙의 노래 가사처럼 가을이 오기 전에 사랑이 끝났는가라고 한탄만 하지 말고…. 더욱 용기 내어 가을에 대한 사랑의 노래를 불러보자. 그러면 자신에게도 찾고자 하는 좋은 사람이 다가올 것이라 생각해 본다.

    권영수 (전 마산운수(주)관리상무, 경남 참사랑봉사회 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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