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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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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뭐하꼬] 창원 광암방파제 불빛거리

夜~ 한밤 함께 걷고 싶은 황홀한 바다

  • 기사입력 : 2021-08-19 21: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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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 적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바라보는 게 좋았다.

    바람이 몸을 감싸고 파도 소리가 마음을 적시던 어느 여름날 밤바다에서 올려다본 별은 유난히 더 반짝여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훌쩍 자란 지금은 별을 헤아리던 때가 언제인가 아득하다. 흙보다는 아스팔트의 현대 사회에서 쉼의 여유가 없이 커버렸다.

    숨 막히는 불볕더위에다 세상에 퍼진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턱밑까지 닥쳐와 여름밤의 낭만도 잃어버린 것만 같다.

    잠시 멈춤이 절실한 때다. 우리는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를 둬야 하지만, 그래도 마음속의 낭만까지 멀리할 수 없다.

    이럴 때 사람들과 떨어져서 아주 잠시라도 낭만적인 밤바다 산책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광암방파제 불빛거리 빛터널을 주민들이 걷고 있다.
    광암방파제 불빛거리 빛터널을 주민들이 걷고 있다.

    1976년 자갈과 굴 껍데기로 이뤄진 갯벌 위에 모래를 쌓아 만든 창원 광암해수욕장은 하루 3만~4만여명의 피서객이 몰릴 정도로 인기였다.

    그러나 산업화로 진동만이 오염되면서 2002년 폐쇄됐다가, 환경을 살리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2018년 재개장해 16년 만에 해수욕장이 되살아났다.

    수질을 관리하고, 환경기준을 통과한 모래를 부어 백사장을 만들었다.

    백사장 길이 220m, 폭 30m로 아담한 규모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이곳 해수욕장에서 마음 편히 피서를 즐기진 못하더라도 주변 방파제길은 언제든 열려 있다.

    방파제 일대에선 먼 옛날 김려 선생이 우리나라 최초의 물고기 도감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를 집필했다는 숨은 이야기도 있다.

    지금은 광암해수욕장의 재개장에 맞춰 야경이 아름다운 불빛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광암방파제 불빛거리는 별 조명과 물고기 벽화, 특산물인 미더덕·오만둥이 캐릭터 조형물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놨다.

    방파제 끝에 자리 잡은 빨간 등대가 목적지다.

    광암방파제 불빛거리 고보조명(로고젝터).
    광암방파제 불빛거리 고보조명(로고젝터).
    광암방파제 불빛거리 끝에 자리한 빨간 등대에서 주민들이 쉬고 있다.
    광암방파제 불빛거리 끝에 자리한 빨간 등대에서 주민들이 쉬고 있다.

    방파제 길도 길이 500m, 폭 5m 정도로 아담해 등대까지 다녀오기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여름밤에는 온통 매미 소리로 가득하지만 귀 기울이면 잔잔히 들리는 파도 소리의 낭만도 누릴 수 있다.

    느리게 걷다 보면 방파제에서 놀고 있는 개구리도 볼 수 있고, 고양이도 만날 수 있다.

    길 초입에서 형형색색 조명색이 변하는 빛터널이 먼저 반긴다.

    바닥에는 LED 조명으로 그림을 투영해 ‘어서와 광암항은 처음이지?’하고 인사를 한다.


    또 조명에 비치는 그림들 중에는 미더덕 동화도 인상적이다. 이 동화는 미더덕 캐릭터가 혼자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본 뒤 멋진 바다 이웃들을 부러워하지만, 빨갛고 멋진 멍게 사촌을 만나 자신의 진정한 가치인 아름다운 내면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길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미더덕과 오만둥이 캐릭터 벤치도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액자형 포토존도 마련돼 있어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이 길을 걷는 내내 난간에는 조명에 비친 따뜻한 문구들이 마음을 위로한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다 잘될거야!’, ‘당신과 함께 걸어가고 있어요’, ‘널 응원해! 충분히 잘하고 있어’ 등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른 문구들이 감성을 자극한다.

    광암방파제 불빛거리 난간에 LED 조명의 감성 문구가 보인다.
    광암방파제 불빛거리 난간에 LED 조명의 감성 문구가 보인다.

    마침내 빨간 등대에 다다르면, 주변은 바닥 조명이 깔려 있어 온통 별을 수놓은 듯 빛이 난다.

    또 ‘너의 오늘은 밤하늘 별보다 빛나’라는 문구로 네온사인의 특별한 별이 등대에 걸려 있다.

    글·사진=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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