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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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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무심코 버린 개인정보- 박찬혁(영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8-17 20: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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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하고 집앞에 도착하면 늘 택배박스들이 쌓여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온라인 쇼핑은 이제 일상이 되었고, 아파트 분리수거 장소에 가득 쌓인 택배상자와 포장지는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그런데 우리가 무심코 버린 것은 택배상자와 빈 포장만은 아니다. 바로 택배상자 겉면에 부착된 운송장이다.

    이 운송장에는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가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다. 물론 안심번호 서비스도 있지만 대부분의 주소와 이름은 그대로 다 드러나게 된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대기업의 유통시스템 덕분에 아주 편리함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익숙해져야 하는 것은 편리함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이렇게 개인정보가 적힌 운송장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거나 분리수거할 경우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얼마 전 발생한 ‘세 모녀 사건’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여성에게 호감을 느끼고 접근하려 했으나 여성이 연락을 거부하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남성은 여성이 업로드한 사진 속에서 우연히 택배 운송장을 발견해 집주소를 알아냈다. 이후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한 남성은 여성의 집을 찾아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에는 택배 운송장에 적힌 이웃집 여성의 휴대전화 번호로 음란문자를 수차례 보낸 남성이 성폭력 범죄로 처벌을 받는 등 운송장에 적힌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범죄는 끊이질 않고 있다.

    우선 택배상자를 받으면 운송장은 제거 후 찢어서 버리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비닐이나 기타 포장으로 인해 제거가 어려운 경우는 물파스, 아세톤, 알코올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삭제 후 버려야 한다. 또한 운송장과 함께 부착돼 있는 바코드 역시 휴대전화 앱을 이용하면 개인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바코드까지 폐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편리함은 우리에게 개인정보 관리라는 대가를 요구한다. 현재 우리는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정보화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정보다. 지갑 속 돈처럼 개인정보를 소중히 다루는 습관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박찬혁(영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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