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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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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마음의 집- 김수경(창원문성대 문헌정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8-12 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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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과 함께 떠나는 내면여행, 즉 독서치료는 ‘마음을 돌보는 책읽기’이다. 그런데 도대체 마음이란 무엇일까? 건강을 돌본다고 했을 때 우리는 흔히 신체적인 건강만을 생각한다. 사실 몸과 마음은 아주 밀착되어 있어 육체를 다쳐도 마음의 건강을 잃게 되고, 반대로 마음을 다쳐도 신체적인 건강을 잃게 되기도 한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소설로는 ‘2021년 창원의 책’으로 선정된 마산 출신 작가 심너울의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기 늙지 말아야지〉이다. 이 소설집은 9개의 SF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메인 제목은 그중 하나의 단편이며, 그중에서도 나는 ‘감정을 감정하기’에서 감정은 인간과 기계를 구분하는 중요한 지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흔히 마음이라고 말하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자율신경계가 고장이 나서 감정을 못 느끼다가 전자뇌(안드로이드)를 부착하여 감정을 회복하는데, 사회적으로 전자뇌를 부착한 사람을 사람으로 볼 것인가 로봇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 대립각이 세워지고, 주인공은 전자의 입장을 가지고 있어 전자뇌를 뗐다가 결국 감정을 느끼며 살고자 전자뇌를 다시 부착하게 되면서 자신과의 갈등을 마무리하고 우리나라를 떠나 전자뇌를 단 사람도 인간으로 인정하는 나라로 망명을 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흔히 어떤 일에 있어 ‘마음먹기 달렸다’며 마음 다스리기를 아주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마음’은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니다. 감정 표현을 억누르는 동양 문화권에 사는 우리는 대부분 자기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정확하게 명명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감정의 주인이 되려면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고 돌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림책 〈마음의 집〉(창비, 2010)은 보이지 않는 ‘마음’을 ‘집’으로 비유하여 쉽게 설명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마음은 있다”로 시작하는 그림책은 지금, 내 마음의 집이 넓은지, 좁은지, 계단이 많은지, 문은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 창 밖에는 해가 비치는지 비가 오는지를 살펴보게 한다. 독서치료에서 내 ‘마음’에 집중해서 다양한 감정을 가진 마음을 돌보는 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 권하는 책이다.

    김수경(창원문성대 문헌정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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