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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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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손뼉, 칠까요? - 김일태

  • 기사입력 : 2021-07-15 08: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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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 진 자리에 돋은 연두 잎처럼

    오래 전 봄날 내게 왔던 그대여

    홀로는 아무런 소리도 아니던

    복인지 벌인지 분별없던 그때

    바닥 향한 바닥으로 절박하게 와

    마주 대면 기도처럼 아무것도 두렵지 않던 시절 건너

    뒤틀려 더 튼튼해진 소나무처럼

    생이 굽어지는 지금까지 와서

    하, 이제사 눈에 밟히는 것들 몰려와서

    노을처럼 붉게 소리 한 번 질러야 하지 않겠는가

    마주 잡고 왔던 두 손으로 이제


    ☞ 고향 마을 입구에 가면 정자나무가 서 있다. 은행나무 두 그루, 느티나무 두 그루, 수령이 몇 백 년이 된 오래된 나무들이 서있다. 나는 간혹 그곳을 서성이기를 좋아한다. 그 나무들의 그늘 밑에 들기를 좋아 한다.

    “생이 굽어지는 지금까지 와서/ 하, 이제사 눈에 밟히는 것들 몰려와서” 그 나무들의 풍상을 헤아리며 서성이기를 좋아한다. “오래 전 봄날 내게 왔던 그대”를 생각한다. “마주 대면 기도처럼 아무것도 두렵지 않던 시절 건너”

    나는 봄날이면 새잎이 나는 정자나무 그늘에서 내 건너온 물결과 상처를 생각한다. “꽃 진 자리에 돋은 연두 잎처럼” 아련하기도 하여서 “마주 잡고 왔던 두 손으로” 간혹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 아아, 홀로로는 아무데도 못가는 사랑아! -성선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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