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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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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마산해양신도시의 개발 방향- 전수식(창원시정연구원장)

  • 기사입력 : 2021-07-01 2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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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에서 산 지 50여년이 됐다. 그 중 대부분을 마산에서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다. 그만큼 마산에 대한 관심도 높고 애정이 있다고 스스로는 생각한다. 그런데 마산해양신도시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참 애증이 교차한다. 폐쇄된 내만에 거의 죽어가는 바다로 변한 마산만에 인공섬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였지만, 규모를 줄여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우리의 고민은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개발해서 시민의 편익을 높이고 시의 재정부담을 덜어주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창원시로부터 ‘마산해양신도시 개발방향수립 연구’라는 과제를 부여받았고, 지난해 6월에 보고서를 창원시에 제출해서 지금 공모가 진행 중이다.

    시민단체, 상인회 등과의 토론회에서 당시 내가 언급한 전제는 세 가지였다. 지역의 상권을 위축시켜서는 안되며, 주택가격 하락으로 고통받는 지역주민에게 더 큰 분노를 안겨줄 대규모 주택공급은 안된다는 것, 그리고 대규모 투자로 인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에 이익이 되는 기업(레저, 엔터, IT)의 유치였다. 다만, 외부의 관광객이나 종사자들이 그 장소에서 필요한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은 불가피하고 그건 대규모 관광객의 유입에 따른 파이의 증대로 그 효과가 구도심으로 파급되어 상생과 윈윈전략이 될 것이란 확신 때문이었다. 그래야만 마산해양신도시가 애물단지가 아니라 마산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그런 좋은 기업이 백지상태에서 마음껏 그림을 그리도록 유인책을 제공해야 하며, 디테일한 문제는 천천히 고민하면서 해결하면 될 것이다.

    보고서에서 개발 방향은 세 가지로 정했는데, 스마트, 친환경, 지속가능성 등이 주요 키워드다. 민간에 분양하는 스마트 공간에는 호텔, 컨벤션, 친수형 스트리트 몰, 문화관광복합시설, 생활형 숙박시설을 권고했다. 자연의 공간에는 한국전통정원, 플라워아일랜드, 돝섬조각공원 및 보도교설치 등을, 공공이 개발하는 지속가능한 공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AI 연계 도서관, 문화체험관 등을 제시했다.

    전체적으로는 친환경적, 녹색의 공간은 넓히고, 민간의 개발 면적은 최소화한다는 측면에서 공모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분양 면적도 전체의 32%에 불과한 20만 3000㎡인데, 주변의 친환경적 공공개발이 민간의 투자유인책으로 작용하면 분명 좋은 기업이 참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따라서 많은 고용을 유발하고 지역경제에 큰 기여를 한다면 상업지역에 고밀도개발을 한다고 해서 배척할 것이 아니라 백지 위에 큰 그림을 그리도록 기업에 유인책을 제공하는 게 옳다. 물론, 투자하는 기업의 그림은 자세하게 공개될 것이고 그 옳고 그름은 그때 판단해도 되고 고칠 게 있으면 고치면 된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시행사나 토건업자들이 이런 방향과는 상관없이 적당한 이권과 이윤만 챙기고 훌쩍 떠나버리면 마산은 희망이 없다. 그래서 지금은 좋은 기업을 유치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하고, 개발은 창원시민들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로 채워지는 해양신도시가 되기를 소망한다.

    전수식(창원시정연구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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