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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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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태풍의 주먹을 피하는 법- 양종타(통영해양경찰서장)

  • 기사입력 : 2021-06-27 20: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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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은 타고난 권투선수이다. 특히 오른손이 강하다. 태풍이 펀치를 날릴 때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왼쪽으로 휘감아 친다. 강력한 힘으로 오른쪽에 한방 먹이고 왼쪽으로 돌아오다 보니 오른쪽의 타격력이 훨씬 크고 강하다. 이것을 전문적으로 바꾸어 말하면 태풍을 우반원, 좌반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반원의 바람이 좌반원보다 크고 강력해서 우반원에 있는 지역의 태풍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작은 링 안에서 권투 세계챔피언을 마주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아마추어인 우리가 덜 다치기 위해서는 태풍이 오지 않는 곳으로 최대한 피하고, 피치 못하게 타격을 받을 때도 치명상을 입지 않게끔 가드를 잘 올려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은 기후 온난화와 대기 불안정으로 초강력 태풍과 집중호우가 발생할 가능성 높다. 이에 따라 통영해경은 태풍과 맞서기 위해 3가지 전략을 수립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태풍의 습성과 피해양상을 알아내는 것이었다. 최근 5년간 태풍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21회(연평균 4회)에 걸쳐 국내에 내습한 것을 확인했다. 월별로는 7월 3회, 8월 8회, 9월 9회로 나타났다. 관내 사고 발생 현황으로는 5년간 총 29회의 태풍에 의한 사고가 발생했으며, 어선 및 낚시어선의 사고가 2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따라서 통영해경은 가장 먼저 항포구 순찰활동을 강화해 정박된 어선의 계류색이 튼튼하게 묶여 있는지 확인할 것이며, 강풍반경에 드는 지역의 선박들은 다른 지역으로 피항을 유도할 것이다. 또, 조업 중인 어선들은 어선안전조업국을 통해 안전계도 방송을 반복적으로 송출, 기상이 악화되기 전에 입항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다. 입항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선박은 직접 항포구를 돌아보며 입항유무를 확인하고, 미귀항 선박은 선장과 직접 통화해 태풍정보를 제공하고 입항을 유도할 것이다. 더불어 낚시객 등이 방파제 및 갯바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위험지역을 통제해 연안지역의 인명피해도 막을 것이다.

    다음으로 태풍시 비상근무 가동체계를 마련,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태풍시 돌발 상황에 대비해 태풍주의보시 2단계(파출소적정인력 증가배치, 함정 50% 배치), 경보시 3단계(파출소 50%, 함정 100% 배치) 근무체계를 편성, 조직을 운영할 방침이다. 현장부서 경찰관들은 수시로 관내 항포구의 태풍 피해 사항을 점검하고, 사고 발생시 비상대기 인원을 활용, 사고에 적극 대처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난구호 협력기관인 지자체, 유관기관, 어선안전조업국 및 수난구호 민간단체와 협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태풍은 열대지방에서 서서히 발생하지만 한반도에 다가올수록 빠르게 이동해 순식간에 피해를 입힌다. 태풍의 매서운 침에 쏘이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대비를 철저히 해 태풍이 지나가고 나서 서럽게 우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양종타(통영해양경찰서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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