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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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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나팔꽃- 양계향

  • 기사입력 : 2021-05-06 08: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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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의 나팔꽃도

    시간표 있나 봐요


    어제는 체육시간

    줄타기를 하더니


    오늘은

    음악 시간에

    나팔 부네 따따따


    ☞ 오월이 빠른 걸음으로 왔습니다. 오월은 싱그러움이 절정에 달하는 달입니다. 그리고 감사와 축복의 달입니다. 제일 먼저 ‘어린이 날’이 있고요.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차례차례 있습니다. 거기다가 온누리에 자비의 향으로 가득 넘치는 ‘석가 탄신 일’까지 있습니다. 오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이 카네이션과 장미입니다. 감사와 사랑의 상징처럼 서로에게 밝은 에너지를 주는 꽃입니다. 밝은 에너지들이 나뭇잎처럼 풍성해지면, 노랫가락 한 소절을 무심코 흘려보내기도 할 것입니다. 노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 나팔꽃이 아닐까요? ‘따따따’ ‘따따따’ 나팔 부는 소리 쪽으로 함께 귀를 기울여 봐요. 어느 초등학교 교실에서 음악 수업이 한창이군요.

    오늘은 양계향 시조시인의 동시조 ‘나팔꽃’을 감상하며, 순수했던 우리의 유년 시절을 한번 회상해 봄은 어떠신가요? 그날의 천진난만함에 푹 젖어 보기 위해서는 차 한 잔 들고 우두커니 창밖을 바라보는 것도 괜찮겠어요.

    그럼 지금부터 여든 살 어린 시인이 그려낸 동심을 따라가 볼까요? ‘학교의 나팔꽃도 시간표가 있나 봐요’ 어린이의 마음이 아니라면 이렇게 깜찍한 표현은 할 수 없겠죠. 그야말로 깨끗한 아이의 감성입니다. 어제는 체육시간이라 줄타기를 하며 활기차게 덩쿨과 키를 높이더니, 오늘은 꽃잎을 활짝 펼쳐 나팔을 불며 노래를 부릅니다. 임성구(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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