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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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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범의 위엄을 빌린 여우- 장동화(전 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0-12-27 19: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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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전국시대 책략을 묶은 고전 전국책(戰國策)에 ‘범의 위엄을 빌린 여우’ 이야기가 나온다.

    범이 여우 한 마리를 붙잡았는데, 꾀 많은 여우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범에게 거짓말을 한다. ‘나는 옥황상제께서 백수의 왕으로 삼았으니 나를 잡아먹으면 큰 화를 당할 것이다. 나를 따라 걸어오면 이를 알 것이다.’ 여우의 말에 따라 범은 그 뒤를 따라갔는데 온갖 짐승들이 다 놀라 달아나는 것을 보고는 자기를 보고 동물들이 달아나는 건 줄 모르고 여우가 무서워 달아나는 줄 알고 여우를 놓아준다는 얘기다.

    세상의 크고 작은 사회관계망 속에는 이런 범과 여우 같은 이들이 흔하게 존재해 왔다. 그러나 위에 인용한 이야기처럼 단 한 번 위기를 모면하려는 방안이라면 그 잔꾀가 묘책일 수 있지만 반복해서 쓴다면 이는 곧바로 꼼수가 되어 자멸하게 되는 길임을 우리는 수많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 봐왔다.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는 단것을 먹기 위해 몰리는 개미 떼처럼 권력과 이권이 있는 곳에 범의 위엄을 빌린 여우들이 몰려 소란스럽다.

    법으로 금하는 장난을 치면서 ‘정의’를 말하는 여우들, 국민은 눈물나게 해놓고 정작 본인들은 희희낙락한 여우들, 땀 흘려 가꾼 이들의 결실을 갈취하는 땀 흘려 본 적 없는 여우들이 곳곳에서 설치면서 정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절대 다수 국민에게 상처와 좌절감을 안기고 있다.

    자만과 우월감에 빠진 자들은 제가 눈을 감으면 남도 모두 눈을 감고 보지 못하는 줄 착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현명한 우리 국민은 두 번 다시 속아주지 않는다. 한순간 ‘그럴 리가’ 할지 모르지만 자기만 벗고 있는 줄 모를 뿐 모두의 눈에는 쉽게 보이기 때문이다.

    추수를 하려면 땅에 씨앗을 심고 기쁨을 거두려면 눈물 속에 씨앗을 심으라 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을 뿌려 우리 사회 우리나라가 좀 더 성숙해지는 새해를 기다려본다. 고난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 하지 않던가.

    장동화(전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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