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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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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재부품장비 연구 컨트롤타워 탄생- 이재현(창원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20-11-16 2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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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는 그동안 재료를 연구하는 기관은 많았지만 재료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기관은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2007년 경남 창원에 한국기계연구원 부설기관으로 ‘재료연구소’가 설립되면서 지금까지 국내의 재료 관련 연구를 주도해왔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 등을 계기로 국가적으로 소재·부품·장비의 중요성이 대두되었고, 지난 4월 29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기존의 재료연구소를 독립기관인 ‘한국재료연구원’으로 승격시키는 법률개정안을 통과시키게 된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한국재료연구원이 명실공히 국가의 재료 관련 연구를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환영과 기대를 함께 보낸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산업기계, 항공, 선박, 휴대폰, 반도체, 정보통신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이들 산업에 요구되는 소재와 핵심부품이 국산화되지 않으면 세계 일등 제품의 생산이 무용지물이 되고 또 다른 수출 규제에 직면해 국가경쟁력을 잃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현재는 기계, 전기, 전자, 원자력, 에너지, 물리, 화학 등 이공학 전문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각 분야별로 재료 연구를 개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들의 전문 특화된 재료연구와 더불어 한국재료연구원이 국내의 재료연구를 리드해 나아가 재료연구뿐만 아니라 재료산업까지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소재·부품·장비의 국가경쟁력 확보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재료연구의 중요성과 특성을 두 가지 문헌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는 “어느 한 곳에 집중한 결과는 다른 곳에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라는 글을 소개했다. 이는 소재·부품·장비의 연구와 기술이 산업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가 큰 만큼, 모든 산업 전 분야의 기반 기술이 될 수 있음을 대변한다. 항공기 기체 소재인 두랄루민은 독일의 금속학자 알프레드 빌름이 가볍고 단단한 알루미늄 합금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합금을 제조하던 중 우연히 노천에 버려진 합금에서 우수한 강도를 발견한 결과이다.

    재료연구소가 한국재료연구원으로 승격이 되는 것은 소재의 집중적 연구를 가능하게 만드는 최적의 장이라고 생각된다. 새로이 태동하는 한국재료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재료 관련 연구의 본산이 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역과 국가를 대표하고 나아가 세계를 리드하는 연구기관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여러 소재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 결과가 다른 분야에 더 유용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한국재료연구원이 훌륭한 인재 양성은 물론 그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가 탄생할 수 있을 때까지 효율적인 연구체계를 구축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이재현(창원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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