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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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쿠리] (165) 그륵, 소두방(소두배이)

  • 기사입력 : 2020-10-16 08: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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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지난달 경남도립미술관 앞 광장에 낡은 냄비와 그릇들을 쌓아 올린 조형물이 설치됐대. 작품 제목이 ‘인류세’라고 하던데, 대형 무쇠 솥단지부터 작은 밥그릇까지 그릇 수만 해도 220여 개나 되고, 높이는 아파트 8층 규모라더라.

    ▲경남 : 내도 그 이바구 들었다. 높이가 24미터라 카제. 허들시리 높더라 아이가. 작가가 작품을 맨들라꼬 지난 7월부텀 겡남도민 617멩한테 그륵을 기부 받았다 안카더나. 모단 그륵들이 모도 겡남 도민들 집 정지서 씨있던 그륵들이라 더 이미(의미)가 있다 카더라꼬.


    △서울 : 식기류를 모아 작품을 만들 생각을 했다는 게 재미있네. 이번 작품에 쓰인 그릇들은 ‘신혼집 첫 살림, 가족의 선물, 생애 첫 밥그릇’ 등 그릇마다 기부한 도민들의 사연을 담겨 있대. 그건 그렇고 부엌을 뜻하는 ‘정지’라는 말 오랜만에 듣네. 그런데 전에 설명을 들었던 것 같기는 한데, ‘그륵’은 ‘그릇’을 말하는 거지?

    ▲경남 : 하모, 그륵은 그릇의 겡남말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포준말인 그릇이라꼬도 캤다. ‘술 한 베이하고 국물 한 그륵 주소’ 이래 카지. 탑겉이 맨들어놓은 거로 보이 솥단지도 비이던데, 니 솥뚜껑을 겡남에서 뭐라 카는지 아나?

    △서울 : 솥뚜껑의 경남말이 뭐야?

    ▲경남 : 겡남에서는 솥뚜껑을 ‘소두방’이라 제일 마이 카고, ‘소두배이’라꼬도 마이 칸다. 그라고 ‘소더방, 소도방, 소더배이, 소디비, 솥뚜빙, 솥띠끼이, 솥띠빙’이라꼬도 칸다. ‘소두방을 꼭 눌러 닫아야 임석이 잘 익는다’ 이래 카지. 겡남에서도 서부지역은 소두방형이 많고, 동부지역에서는 소두배이형을 마이 씬다.

    △서울 : 소두방, 소두배이, 소디비, 솥띠빙…, 솥뚜껑 뜻의 재미있는 말이 많네. 그륵 등 식기류는 우리가 먹고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도 쓰이고, 맛있는 음식을 담을 때도 쓰이고. 이제부터 음식 먹을 때 그륵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 같아.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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