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9월 21일 (월)
전체메뉴

[사람속으로] 지역민에 클래식 매력 전하는 김희정 피아니스트

“클래식 문턱 낮춰 많은 사람에 멋진 선율 선사할 것”
창원 주남저수지 인근서 문화예술 복합공간 스타인웨이 홀 운영

  • 기사입력 : 2020-09-02 20:31:15
  •   
  • “지역 사람들이 클래식이라는 좋은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문턱이 너무 높지 않나 싶다. 많은 지역분이 클래식을 즐기고 매력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스타인웨이 홀. 카페 건물 3층에 있는 이곳은 소극장홀처럼 지역 음악인들을 위한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7월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1세대 피아니스트 한동일 토크콘서트가 열려 지역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홀을 관리하고 있는 사람은 김희정(45) 도이치 음악학원 원장. 이날 콘서트도 김 원장이 기획해 열렸다. 그는 지금까지 20여회 연주회를 가졌고, 연주회 대부분은 무료로 개최했다. 김 원장은 지속적으로 이런 연주회를 개최해 창원과 진영, 동읍지역 등에 지역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주남저수지 관광과 함께 연계프로그램으로 창원 스타인웨이 홀에서 여러 장르의 공연 기획도 준비하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 인근에서 음악인들을 위한 문화예술 복합공간을 운영중인 김희정씨가 피아노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 인근에서 음악인들을 위한 문화예술 복합공간을 운영중인 김희정씨가 피아노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성승건 기자/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릴 적 교회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반주를 하면서 음악을 접하게 됐다. 특별히 피아노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대학 생활 4년간 피아노를 치면서 더 잘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교수가 당시에는 안계셨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뭔가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 대학원까지 나오면서 교수의 추천을 통해 중학교 교사 활동을 1년 정도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되면서 이건 내 길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유학을 결심했던 것 같다. 내가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독일 유학을 하면서 많이 깨달았다. 음악교수의 길을 가려고 했었지만 너무 힘든 과정이이라는 것을 느꼈다.

    ◇독일 유학생활은 어땠나= 서양 음악을 공부하다보니 유럽이 많이 나오더라. 베토벤, 브람스 등도 독일 출신이고 유럽 음악의 본고장, 이런 말들이 많이 나온다. 독일에서 4년 동안 피아노, 언어 등을 공부했는데. 피아노 부분에서도 솔리스트(soloist, 연주), 패다고지(pedagogy, 교육학)를 고루 배운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유학을 가면 이전 선배들이 있고 그 길을 코스처럼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제 경우는 교수법(가르치는 과정)도 배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피아노가 좀 특별해 보이던데= 스타인웨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명품이다. 이 피아노는 제게 친구같은 그런 존재다. 집안 사정상 귀국을 결심하게 되면서 독일생활에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지난 2011년 집도 경매로 운이 좋아 얻게 되면서 순조롭게 독일 정착을 위한 준비를 해왔었다. 하지만 사정상 그 집을 팔고 그냥 들어오기가 좀 그렇더라. 내 인생의 전환기를 맞아 내 것를 하나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에 내 친구라고 생각하고 그 집을 팔아 마련한 비용으로 피아노를 구입해 한국으로 가져오게 됐다.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장만하게 됐다.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독일을 돌아다니면서 내게 맞는 피아노를 찾는 과정에서 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내가 원하는 소리를 찾다보니 이 피아노가 운명같이 다가왔다.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 인근에서 음악인들을 위한 문화예술 복합공간을 운영중인 김희정씨가 피아노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 인근에서 음악인들을 위한 문화예술 복합공간을 운영중인 김희정씨가 피아노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성승건 기자/

    ◇지역민들을 위한 연주회를 여는 이유= 공부를 하면서 음악을 많이 접하게 됐고 그런 와중에 독일에서 10년 정도 생활하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연주회 등 음악이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성산아트홀 또는 3·15아트센터 등 큰 홀 위주로만 연주를 하는 것이 보편적이더라. 클래식을 접하는 문턱을 낮추는데는 저 같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은 주위에 많은 소규모의 음악회들이 주변에서 열린다. 물론 스타급의 무대도 있지만 학교나 박물관, 로비 등 교실 2~3개 공간의 작은 50~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공연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는 그런 기회가 없어서 제가 그 일을 해보고 싶다고 결심했다. 지역에서 사람들이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지 않나. 좋은 음악을 너무 멀리서만 들을 수 있는 등 문턱이 너무 높지 않나 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클래식이라는 음악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여기서 연주를 시작하게 됐다. 독일처럼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주위 반응은 어떤지= 지금까지 20여회 연주회를 가졌다. 피아노뿐만 아니라 협주, 앙상블 등 다양하게 해왔다. 초기에는 “여기서 왜 이런 것을 할까?”라는 다소 어색한 반응이 있었다. 이렇게 70~80석 규모의 소규모 공간에서 하는 공연이 생소했으니까. 처음에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홍보를 했지만 참석자가 많지 않았다. 실제 대관을 해서 공연을 하면 사람들이 몰리는데 공연장으로서는 이곳이 소극장홀로서 볼품이 없어 보이지만 그런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관객과 가까운 무대에서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것을 콘셉트로 추진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이랄까 그런 것이 있다면= 요즘은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많이 하는데, 그런 것을 추구하고자 한다. 토크콘서트를 하는데 관객들은 어떻게 보면 책에 나와 있는 정보들이 다인데 풀어나가면서 연주회를 진행하다보니 많이 재미있어 하시더라. 곡에 대해 이해도를 많이 높이니 만족도가 높아지더라. 처음 듣는 음악이라도 이해를 하고 스토리가 있으니 반응이 참 좋았다. 작품은 대중적인 익숙한 음악도 많이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려고 하고 있다. 초반에는 직접 연주를 하기도 했지만 주변에 음악인들과 연결이 되면서 조금씩 다양하게 시도해오고 있다. 이렇게 하다보니 독일 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을 우연히 여기서 만나기도 했다. 그게 인연이 돼서 또 다른 음악 관계자들과 연결이 되기도 하더라.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한국에서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 분들과 조금씩 연결되다보니 의견이 모여서 연주회를 주선하게 되고 서로 파트너가 되면서 힘들지만 이런 연주회를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음악인들을 위한 문화예술 복합공간을 운영중인 김희정씨./성승건 기자/
    음악인들을 위한 문화예술 복합공간을 운영중인 김희정씨./성승건 기자/

    ◇향후 계획은= 하나는 계속 이 지역에서 고퀄리티의 공연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인데 이것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를 찾아야 한다. 사회지원 사업, 후원자들을 모아서 연주를 추진해오고 있는데, 기업가 등의 후원을 통해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시스템이 아직 내게는 낯설다. 후원자들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힘든 점이다. 외국에서는 후원 등이 자발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어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됐는데 여기서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 직접 카페를 운영하면서 그 수익으로 연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익이 없으니 힘겹게 해오고 있지만 갈수록 힘든 상황이다. 연주하는데 연습도 필요하고 음악적으로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하는 등 노력을, 심혈을 많이 기울이는데 그럴 여력이 없다보니 퀄리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음악가들은 의지와 열정이 점점 떨어져가고 참 힘든 상황이다.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실 언제까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기획과 연주, 홍보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니 역부족이다. 최근에는 그나마 입소문이 나서 여기저기서 문의도 들어오고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클래식의 진정한 매력을 전해주겠다.

    ◇본인에게 클래식이란= 마음의 여유를 주고 힐링, 치유받는 느낌이다. 그게 단지 장르가 다를 뿐이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트로트, 이것도 어떤 이에는 위로가 되고 힘이 되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이다. 나에게는 클래식이 그렇다. 아직은 클래식 음악이 사람들 생각에 어렵고 힘들다는 인식이 많다. 저 또한 초반에 그렇게 생각했으니. 클래식이 지금까지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이유는 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멜로디에 대해 모두가 가치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많이 듣고 느낄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트로트도 몇 번 들으면 기억에 남듯이 클래식도 몇 번 듣다보면 익숙해지고 좋아질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것 같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민영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