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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의령황금메밀

외면받던 ‘쓴메밀’ 가공식품으로 주목받다

  • 기사입력 : 2020-07-30 20: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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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양일 대표가 자사가 직접 생산해 포장한 ‘쓴메밀 생면’을 소개하고 있다.
    정양일 대표가 자사가 직접 생산해 포장한 ‘쓴메밀 생면’을 소개하고 있다.

    일반 시중에서 메밀을 재료로 해서 판매되는 소바나 메밀 생면은 대부분 국내외에서 생산된 일반적인 단메밀을 사용한다. 하지만 국내 토양에 맞게 자라도록 개발된 쓴메밀은 완전히 소외받고 있다. 쓴메밀은 단메밀에 비해 혈관질환개선에 효과가 좋은 루틴함량이 70배 정도 많지만 껍질이 너무 단단해 가공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의령군에서 낙동강과 인접한 낙서면에 소재하는 ㈜의령황금메밀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의 정양일(53) 대표가 5년이 넘게 외로운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에선 드물게 쓴메밀 가공식품의 생산에 성공,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6월 설립된 이 회사가 생산시설을 갖추고 2018년부터 판매하는 제품은 쓴메밀 생면, 황금메밀비빔장 , 쓴메밀 가루, 쓴메밀볶음차, 쓴메밀 칼국수, 냉·온국수 육수, 쓴메밀 만두, 쓴메밀 전병 등이 있다.

    이들 제품 중 주력은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쓴메밀 생면으로 200g/ 6팩(6인분씩)을 1박스로 판매한다. 이어 직접 농사지은 야채와 양파효소, 메밀효소, 메밀싹효소를 넣고 양념을 만든 황금메밀비빔장(100g~5kg)과 육수가 매출의 20%를 점한다. 나머지는 쓴메밀 만두, 전병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새싹보리생면과 쓴메밀 된장 등도 개발 중이다.

    정 대표가 분쇄된 쓴메밀 가루를 평평한 덩어리로 만든 반죽을 들고 있다.
    정 대표가 분쇄된 쓴메밀 가루를 평평한 덩어리로 만든 반죽을 들고 있다.

    회사 측은 이들 제품에 대해 모두 농촌진흥청에서 개발된 루틴 함량이 뛰어난 국내산 쓴메밀을 친환경으로 재배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현재 의령군 낙서면 990㎡(직접 재배), 포항과 제주 각 3만3300㎡(계약재배)에서 공급되고 있다.

    친환경으로 재배되는 데다 제품에 쓴메밀 함량도 30%가 넘으면서 이 회사 쓴메밀 생면을 먹는 주변 사람의 평가도 후하다. 다른 제품과 비교해 맛이 구수하고 국물에서 향기가 짙고, 국물 색깔도 맑다는 것이다. 또 일반적인 면류 음식과 달리 먹은 후 속이 편하다고 한다.

    또한 현재 국내 마트 및 메밀전문점은 중국산 단메밀을 대부분 사용하고 국내산이더라도 메밀의 함량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메밀은 점성이 없기 때문에 기술부족과 국내 메밀의 단가가 높다는 이유로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중국산과 혼합하기 때문이다.

    제품 판매는 그동안 일반식당(현재 30여 곳) 위주에서 올 들어선 위메프, 쿠팡, e경남몰, 네이버쇼핑(스마트스토어), 우체국쇼핑, 중소기업유통센터(동반성장몰), 토요애 등과 자사 황금메밀몰 등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주문도 받고 있다.

    회사 측은 온·오프라인을 통한 고객 확보 및 매출 증대를 위해 제품 및 기업카탈로그 책자홍보물에 쓴메밀 재배현황과 루틴성분 함량 등 생산제품의 기업이미지를 살리는 작업도 현재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경남항노화연구소에 루틴성분의 함유 정도 등 친환경 쓴메밀 성분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회사는 또 고객들로부터 주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공공장(99㎡)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진공포장, 금속검출기, 양념소포장기 설치)도 경남테크파크의 지원사업으로 진행해 성과가 기대된다.

    회사가 이처럼 자리 잡게 되기까지는 그동안 정 대표의 눈물겨운 과정이 있었다.

    롤러로 뽑은 생면을 정리하는 모습.
    롤러로 뽑은 생면을 정리하는 모습.

    호텔조리사 출신인 그는 2010년 식당을 운영하면서 생면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메밀 공부를 하던 중 모 방송을 통해 농촌진흥청 윤영호 박사가 루틴함량이 일반 메밀보다 70배 많고 국내 토양에 맞는 신품종인 쓴메밀을 개발했다는 것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윤박사를 직접 만나 자문하며 쓴메밀의 매력에 빠져 2012년 그의 고향인 낙서면으로 내려와 직접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게 된다. 국내에선 선보이지 않은 쓴메밀 생면을 만들어 팔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쓴메밀을 가공하려고 해도 껍질이 너무 단단해 일반 분쇄기로는 되지 않아 한참 어려움을 겪었다. 또 분쇄된 가루가 점성이 낮아 밀가루 등 다른 성분과 적절한 배합을 통해 적당한 탄력을 갖춘 면을 만들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야 했다. 가공생산을 위한 생산라인에서도 일반 단메밀과 달리 분쇄에 앞서 돌가루 등을 가려내기 위한 선별기, 독성을 빼기 위한 스팀기, 세척기 등을 별도로 설치했다. 6년 가까운 시간이 걸려 2018년부터 직접 기계를 통해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2018년에 매출 1억965만원(식당 등), 2019년 1억2024만원을 기록했다. 직원은 모두 4명이다.

    정 대표는 “올해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진공포장과 양념소포장기를 설치하면서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1인 가구에 대한 대응이 가능해져 내년에는 2억원, 2022년 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의령황금메밀은 의령군이 영세한 소기업 수준인 항노화기업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경남테크노파크와 경남한방항노화연구원과 손잡고 추진 중인 ‘2020 의령 항노화산업 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글·사진= 이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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